盧-金, 오늘 정상회담 '올인'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7.10.0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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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보다 30분 당겨 시작… 다른 일정 변경 가능성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일 오전9시30분쯤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당초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일정이 30분 가량 앞당겨 진 것으로 두 정상은 이날 다른 일정을 변경해서라도 정상회담에 집중하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盧-金, 오늘 정상회담 '올인'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이 백화원 영빈관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정상회담에는 남측에서 권오규 경제부총리, 이재정 통일부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북측에서는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이 배석했다. 또 조명균 청와대 안보정책조정비서관이 기록을 위해 배석했다.

김정섭 청와대 부대변인은 "오늘 오전과 오후 두차례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지만 시간이 허용하는 한 다른 일정을 미루거나 변경시키면서도 회담을 계속할 것"이라며 "오늘 일정은 정상회담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화, 번영 핵심2제에 집중 = 양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남북 공동번영 △화해와 통일이라는 큰 틀의 의제를 놓고 마주앉아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문제를 가장 먼저 꺼내놓을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평양 도착 성명에서 "남북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라며 "남과 북이 힘을 합쳐 평화를 위한 일이라면 미루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자"고 평화를 강조한바 있다



특히 분단시대에서 평화시대로 넘어가는 실질적 계기를 만들기 위한 평화체제 구축과 군사적 신뢰조치 등이 비중있게 다뤄질 것이란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구체적으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비무장지대(DMZ)를 '평화지대(Peace-Zone)'로 바꾸는 방안을 제안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를 단계적으로 철수시켜 이 곳을 평화생태공원으로 바꾸는 방안과 서해에 공동어로 구역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문제의 핵심인 북한 비핵화 부분의 경우 6자회담에서 합의된 수준에서 얘기가 오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담 분위기에 따라 6자회담의 '핵 불능화 합의안' 수준을 넘어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깜짝 합의가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 공동번영은 경제협력, 경제특구, 북한 인프라, 농업·보건·의료 지원 등을 포괄하는 내용으로 궁극적으로는 경제공동체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제도적, 군사적 조치들까지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존 경협 합의의 최대 걸림돌은 물론 경제공동체를 지향하는데 있어서도 장애가 되고 있는 군사 문제와 관련, 경협을 위한 포괄적인 군사보장이 이뤄질지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경협에 대한 군사보장이 이뤄질 경우 △남북한 철도 및 도로 연결 △민간선박 직항 △임진강 수해 방지 △한강하구 골재 채취 등 기존에 합의했던 경협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제2의 개성공단과 같은 추가적인 경협지역 선정 여부도 관심사. 제2의 개성공단 후보지로는 남포와 해주, 나진·선봉, 원산 등이 거론되고 있다.

노대통령, 김위원장에 북 수해 위로=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27분쯤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고 3분전에 미리 나와 현관앞에서 기다리던 노 대통령 내외와 정상회담에 배석할 남측 공식수행원들이 김 위원장을 맞았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 내외와 악수를 하며 "잘 주무셨습니까"라고 인사말을 건넸고, 노 대통령은 "아주 잘 잤습니다. 숙소가 아주 좋습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회담장으로 이동하던 중 영빈관 내의 바닷가에 파도가 치는 그림을 보면서 대화를 나눴고, 노 대통령은 "북측이 수해 때문에 피해가 크지 않았나 걱정했다. (평양으로) 오면서 보니까 잘 정리돼 있더라"고 말했다.

사진촬영을 하면서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서로 가운데에 서기를 사양하다가, 한번은 노 대통령이 또 한번은 김 위원장이 중앙에 위치하기로 하고 권양숙 여사를 비롯, 양측의 배석자들과 함께 두 차례 사진을 찍었다. 이어 배석자들이 빠진 가운데 양 정상만이 나란히 서서 또 한번의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촬영을 마친 뒤 노 대통령은 회담장 입구에 미리 진열돼 있던 김 위원장을 위한 선물들에 대해 설명했다.선물은 경남 통영의 나전칠기로 만든 12장생도 8폭 병풍,무궁화 문양의 다기 및 접시,제주도와 8도 명품 차, DVD 세트와 드라마(대장금,겨울연가 등)·다큐멘타리·영화 CD 등 모두 네 종류였다.



12장생도에 대해 노 대통령은 “남쪽의 장인(匠人)이 만들었습니다. (부산) APEC 때도 이 분이 만든 작품을 회의장에 설치했습니다”라고 설명했고, 김 위원장은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또 무궁화 문양의 다기를 가리키며 “평소 (외국) 정상들이 청와대를 방문할 때나, (제가)해외에 나갈 때 외국 정상들에게 선물로 주는 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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