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하루 앞둔 盧대통령 "역사의 순리대로"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07.10.0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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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정착, 가장 우선적 의제로 다룰 것"

역사적인 두번째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노무현 대통령은 담담하고 차분하게 마지막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관심이 집중되는데 대한 부담도 있지만 그보다는 6자회담에서 공동성명 문안이 잠점 합의되는 등 주변 정세가 호의적으로 돌아가는데 대한 기대감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일 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정상간 대화 중에.."라고 말을 하다 그친 뒤 "역사의 순리대로 되지 않겠느냐"며 담담한 심경을 밝혔다고 전했다.



천 대변인은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소회를 여쭤보자 관심이 집중되고 기대가 너무 큰데 대한 부담을 느끼고 계시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정상간 대화 중에.."라는 말 뒤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중에 제기하고 싶은 여러 의제에 대해 언급하려다 "역사의 순리대로 되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금 많은 말을 하기보다는 평양에 가서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역사적으로 갖는 의미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최우선 의제로 생각하고 있다. 남북한 공동번영을 위한 경제협력 확대와 이를 통한 경제공동체 건설의 토대 마련도 물론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중요한 의제다. 하지만 한 차원 더 높은 경협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라도 평화가 담보돼야 한다는 점에서 최우선 선결과제를 평화의 문제로 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노 대통령은 이날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을 가장 우선적인 의제로 다룰 것"이라며 "평화에 대한 확신 없이는 공동번영도, 평화의 길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동번영을 위한 경협은 정부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민간 기업이 나서야 한다. 민간 기업이 나서 대북 투자를 늘리려면 평화와 안전에 대한 보장이 기본이다. 이 때문에 경제공동체를 지향하는 경협 확대를 위해서라도 평화의 문제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의제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과 6자회담의 진전 등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이전과는 다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주변 정세가 호의적임을 지적한 뒤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본격화되면 군사적 신뢰구축과 평화협정, 나아가 군비축소와 같은 문제까지도 다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군사적 신뢰구축, 평화협정, 군비축소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기본적인 평화체제에 대한 대화의 틀은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전화통화에서도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관계의 막힌 곳을 뚫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해 평화와 번영을 강조했다.

청와대가 밝힌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목표의 의미는 분단의 시대에서 평화의 시대로 넘어가는 실질적인 계기로 만들겠다는 것과 경협을 경제공동체를 지향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이고 투자적 관점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북측에 남북 경협에 대한 포괄적인 군사 보장, 서해 북방한계선(NLL) 및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Peace-Zone)’로의 전환 등 안정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들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군의 날 기념식 행사를 위해 충남 계룡대에 내려가는 KTX 전용차량 내 회의실에서 회의실에서 남북 정상회담 전략을 점검했다. 또 행사를 끝낸 뒤에는 권양숙 여사와 함께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 백종천 안보실장, 성경륭 정책실장과 산책하며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소회를 나누며 담소했다.

노 대통령은 현재 관저에 머무르며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지막 구상을 다듬고 있으며 마지막 준비 상황도 수시로 보고 받고 있다. 천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성공적 대화라고 보고 각각의 의제에 대해 대응 전략 등에 대한 참고자료를 보완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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