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鄭·李, 불씨 안은 채 후반전 돌입

대전=김성휘 기자 2007.10.0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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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예비후보, 1일 대전▲(왼쪽부터)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예비후보, 1일 대전


지난 30일 부산·경남 경선을 끝으로 '전반전'을 마친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대선 예비후보가 숨돌릴 틈도 없이 후반 레이스에 돌입했다.

전반전은 정 후보의 완승으로 끝났지만 후반전까지 정 후보가 휩쓸지는 미지수다.



각자의 텃밭인데다 선거인단도 비교적 많은 전북(정 후보) 경기·인천(손 후보) 대전·충남(이 후보) 경선이 남아있기 때문. 손학규 이해찬 후보측에선 모바일 투표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전반전에서 채 끝내지 못한 동원선거 공방은 경선판을 위태롭게 만드는 강력한 변수다. 이날 노무현 대통령 명의도용 사건에 정 후보측 지지자가 관계돼 있다는 새로운 정황까지 포착됐다.



이런 가운데 세 후보는 1일 대전 합동연설회에서 다시 만났다. '이판사판 경선판'이란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듯 막말 공방은 피했으나 신경전은 여전했다.

鄭 사과vs孫 무시= 동원경선 공방은 지금까지 손학규 이해찬 두 후보가 정동영 후보에게 협공을 펴는 양상이었다.

수세에 몰렸던 정 후보는 이날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부산에서 버스동원을 기획했다는 의혹과 대통령 명의도용 사건에 대해 전격 사과한 것.


그는 대통령 명의도용 관련 "자체 조사결과 열성 지지자의 과욕의 결과로 확인됐다"며 "경위야 어찌됐든 대통령께 미안하고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재발방지도 약속했다.

그러나 반응은 시큰둥했다. 뒤에어 연단에 오른 손 후보는 "구태정치 동원선거로 대통령 이름이 (선거인단) 명단에 올라가고 여성 대의원이 폭행 당했는데 지나가는 말로 사과하는 걸로는 안된다"며 정 후보의 '사과'를 일축했다.



맨 먼저 연설한 이 후보는 "불법 선거가 만연해서 오히려 정상적 선거하는 사람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원경선'이란 표현을 넘어 '불법'이란 단어로 정 후보를 압박한 것.

그는 "충남도민 대전시민 여러분의 손으로 본선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정 후보는 "대전·충청은 양반골이라 자기 편끼리 싸우는 것을 싫어하는 고장"이라며 이 후보를 견제했다. 이 후보 고향이 충남이란 점을 의식한 표현이었다.



이명박 때리기는 여전한데…= 이처럼 으르렁대던 세 후보들이었지만 '공공의 적'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해선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메뉴'는 재탕·삼탕이었다.

정 후보는 "대통령이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지나는 평화협정시대가 온다"며 "이명박 후보로는 (한반도 평화가) 안되게 돼 있다"고 '평화' 전선을 강조했다.

이 후보 역시 이명박 후보의 대북정책을 문제삼았다. "만약 이명박 후보가 부시 미국대통령에게 '친북좌파하고 내가 선거를 치르는데 나를 도와주십쇼' 하면 부시 대통령은 '당신은 6자회담 반대하니까 안되겠소' 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서울시장 시절과 자신의 경기도지사 시절을 비교, "빈 말이 아니라 구체적 실적과 성과로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은 손학규뿐"이라고 외쳤다.

이날 연설회엔 세 후보 지지자 500여명이 참석, 응원전을 벌였다. 후보들은 2일 전북 합동연설회, 3일 인천 합동연설회를 갖는 등 이번 주말 경선이 벌어지는 지역을 순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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