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는 여전히 조직 동원 선거 논란. 노무현 대통령의 명의 도용 배후로 정동영 후보 지지자가 지목된 게 또하나의 기폭제가 됐다. 손학규 이해찬 후보는 '합심'해 총공세에 나섰다.
자칫 밀릴 경우 후반 경선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본질은 굳히려는 1위와 판을 흔들려는 2, 3위간 힘겨루기. 그러나 신당 안팎에서는 "이러다 공멸한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면적 진상조사를 통해 정 후보가 불법 부정선거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면 후보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까지 했다. 그러면서 부산 금정구 학원에서의 동원선거 계획서 적발, 심야 대책회의과저에서 불거진 몸싸움 등을 문제삼았다.
이 후보측 신기남 공동선대위원장 등도 △노 대통령 명의도용 사건 △불법 콜센터 운영 △부산.경남에서의 정.손 후보측 몸싸움 △부산 금정구 동원선거 계획서 적발 △충북지역의 공무원 선거인단 등록사건을 5대 불법사례라고 꼽고 "부정선거에 연루된 후보자의 자격 박탈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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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명의 도용 배후 공방 = 특히 손 후보와 이 후보측은 노 대통령의 명의 도용 배후에 정 후보측 인사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정 후보를 정조준했다.
경찰에 따르면 40대의 정 모씨가 아르바이트생 대학생들을 동원, 돈을 주고 선거인단 등록일을 시켰다는 것. 손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은 "정 모씨는 정 후보측의 서울시 조직 책임자로 정 후보 선대위 명함을 갖고 다녔다"고 공개했다.
이에대해 정 후보는 직접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정 후보는 대전 배재대학교에서 열린 대전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언론보도 뒤 자체조사한 결과 저를 지지하는 당원 한 분이 의욕에 넘쳐 우리당 당원명부를 이용해 선거인단을 등록했고, 그 과정에서 대통령 이름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그
는 "당원 입장에서 흥행 성공을 바라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경위야 어찌됐건 노무현 대통령께 미안하다"며 "이런 사건이 절대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또 지난 29일 밤 부산에서 이른바 '차떼기' 기획 현장이 목격됐다는 손 후보측 주장에 대해서도 "국민의 눈살 찌푸리게 하고 당에 누를 끼친 점 죄송하다"며 "유감스럽다"고 거듭 사과했다.
◇鄭의 반격 = 정 후보는 그러나 반박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내 후보 지지는 자발적 지지고 정동영 지지는 조직이고, 내 후보 표는 대선 후보되라는 표이고 정동영 표는 당의장 하라는 표라는 식의 이중잣대로는 절대 아름다운 경선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캠프 차원에서는 손 후보와 이 후보의 불법 동원 선거 사례를 폭로하며 대대적인 역공에 나섰다.
정 후보측 노웅래 대변인은 "손 후보측이 9월7일부터 10일까지 3박4일동안 군포시 P호텔에서 36명의 사람을 동원, 일당 5만원을 주고 선거인단 대리 서명을 하도록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손 후보의 친구인 D건설사 K모 부회장이 협력업체에게 팩스를 통해 선거인단을 모집해 달라는 협조 문서를 보낸 증거도 공개했다. 이 후보측을 향해선 홈페이지에 올려진 '카풀' 계획서를 근거로 차량 동원 의혹을 제기했다.
◇'이판사판'…끝나나? = 각 캠프들은 '슈퍼 4연전' 이후 숨고를 틈도 없이 공방을 이어갔다. 그만큼 모두가 절박한 상황이란 얘기다.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손 후보와 이 후보 입장은 더욱 그렇다. 표면적으로는 불법 선거 운동에 대한 진상 규명이지만 속내는 판 흔들기 성격이 짙다. 조직 선거로 기운 지역 경선에서는 사실상 승기를 되찾기 힘들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이 후보측에서 경선 일정 일시 중단과 모바일 투표 선거인단 접수기간 연장 카드를 들고 나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시간을 버는 한편 '조직력'이 발휘될 여지가 적은 모바일 투표쪽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계산인 셈.
손 후보측도 싫은 눈치는 아니어서 향후 공동 전선을 펴며 정 후보측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정 후보측에서는 경기 진행 도중 룰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맞서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에따라 경선 막판까지 '불법 선거 논란'이 계속되면서 경선 이후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승자없는 경선이 될 것"(신당 관계자)이란 푸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