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부산경남 승리에 울먹이는 정동영 후보
모두 환호와 실망이 엇갈리는 순간. 승자도 울고 패자도 울먹였다. 그러나 그 눈물의 의미는 각각 달랐다.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등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후보 세 사람이 30일 보기 드문 진풍경을 연출했다.
예측불허의 승부였다. 정 후보가 1위를 지킬 수 있을지, 막강한 '친노' 지지세를 업은 이해찬 후보가 저력을 보일 지에 관심이 쏠렸던 대결이다.
먼저 연단에 오른 정 후보. 처음부터 목소리가 떨렸다. 그러다 "부산갈매기는 정동영을 잊지 않았다"는 대목에서 결국 말이 끊겼다. 불과 10미터 거리에서 바라본 정 후보의 눈시울은 빨갛게 젖어있었다.
그는 이후로도 가슴에 손을 얹은 채 말을 이었다. 이날 결과는 정 후보에게 '가슴 벅찬 승리'였던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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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참지 못한 건 이해찬 손학규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경선만을 이기는 후보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없다"(이 후보) "모바일 투표로 경선을 살려달라"(손 후보)고 외치는 두 후보의 목소리에 울음이 섞여 나왔다.
말그대로 '절박한 심정'을 이기지 못한 눈물이었다. 이를 지켜보는 각 후보측 관계자들도 침통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안에선 자제&밖에선 열광
승자의 여유일까. 행사장을 가득 메운 정동영 후보 지지자들은 꽤 수준 높은(?) 매너와 잘 훈련된 응원을 보여줬다.
이 후보와 손 후보가 등장하자 "이해찬" "손학규"를 연호했다. 발언 중간 박수를 보냈고 야유를 자제하라는 손 신호도 주고받았다. 패자 앞에서 기쁨을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다른 후보 진영과 그 지지자들이 서둘러 행사장을 빠져나간 뒤 비로소 이들은 기쁨을 만끽했다. 행사 직후 정 후보를 에워싼 백여명 지지자들은 부산의 대표 가요인 '부산갈매기'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일사분란하게 불렀다. 박수와 구호도 '조직적'이었다.
행사장 밖에선 30~40대가 주축이 된 정 후보 서포터즈들은 정 후보를 무등 태운 채 노래를 부르고 박수를 쳤다. 미리 마련한 음향장비와 플래카드가 총동원됐다.
열혈 지지자들은 경쟁적으로 정 후보와 포옹했다. 한밤 벡스코 광장은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