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영남' 양날개 단 정동영

부산=박재범 기자 2007.09.30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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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호남벌 전투'에서 정동영 후보가 승리했다. 5년전 '노무현'을 선택, 노풍(盧風)을 일으켰던 진앙지 호남의 선택은 정동영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부산 경남도 친노(親盧) 대표주자 이해찬 후보 대신 정 후보를 택했다. 정 후보로서는 '영남'과 '호남'이란 양 날개를 달고 쾌속질주를 하게 된 셈이다.



"판세가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손ㆍ이 두 후보 진영은 48만명의 선거인단이 기다리는 수도권 대회전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역전 전략 수립에 나섰다.

◇'호남'과 '영남'의 양날개 = 호남의 승부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변'은 없었다. 당초 예상은 '5대3대2'의 구도. 결과도 비슷했다. '순위'가 중요했던 게임에서 '표차'라는 실리까지 얻은 만큼 정 후보로서는 가장 만족스런 결과다.



'호남+영남' 양날개 단 정동영


영남도 마찬가지. 친노 주자 이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제치며 '영남 1위'라는 전리품을 챙겼다.

호남 출신으로서 영남의 선택까지 이끌어낸 만큼 정 후보의 질주는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영남과 호남의 1위가 주는 상징성이 크다. '양날개'의 파괴력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밴드 왜건(승자에게 지지도가 몰리는 현상) 효과가 시작됐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게임은 끝났다"는 말도 들린다.


◇鄭, '본선'으로… = 경선 주도권은 정 후보가 잡았다. 쉽사리 흔들릴 판도 아니다. 남은 대진운도 괜찮다. 다음 주말로 예정된 대전·충남, 전북, 경기· 인천 등 5개 지역 경선. 각 주자별 텃밭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누구도 싹쓸이는 힘들다.

정 후보는 고향 전북 지역에서 쐐기를 박는다는 전략이다. 전북 선거인단이 20만명에 달해 '표차'를 벌리는 데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이때문인지 정 후보는 아예 눈을 '경선'에서 '본선'으로 옮겼다. 다른 후보를 비판하기보다 감싸는 자세를 취했다. 대신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를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특히 초반 4연전에 이어 슈퍼 4연전까지 챙긴 정 후보로서는 행복한 고민을 해야할 상황. 정 후보측 관계자는 "압승은 반길 일이지만 자칫 여타 후보가 포기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초조해지는 孫과 李 = 초반 4연전 패배 이후 '칩거' '선거대책본부 해체' 등 승부수를 던졌던 손 후보는 호남에서 '선방'했지만 부산·경남에서 '좌절'을 맛봤다.



8개 시도를 도는 동안 단 한차례도 1위를 하지 못한 데 따른 '불안감'도 큰 상황. 손학규의 색깔을 드러내기는커녕 점점 흐릿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믿었던 부산 경남에서 1위 자리를 놓친 이 후보도 초조하긴 마찬가지. 호남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든 데 이어 영남까지 빼앗기며 친노 후보로서의 자존심을 구겼다. 친노 단일화의 효과가 전혀 발휘되지 않고 있는 것도 답답함을 더하는 요인.
'호남+영남' 양날개 단 정동영
◇1강 2중, 난타전 예상 = 슈퍼 4연전 이후 '신당 경선 구도는 '1강 2중'으로 재편됐다. 이에따라 '2중'의 1등 때리기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굳히려는 1위와 판을 흔들려는 2, 3위간 싸움이 불가피하다는 것. 이미 조직 동원 선거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다. 말 공방에 이어 몸싸움 등 후보 캠프간 격돌 조짐도 보인다.



고지를 눈앞에 둔 정 후보측에서 "면류관(후보)을 쓸 것 같은데 금 면류관이 아닌 가시 면류관이 될 것 같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다.

갈길도 아직 멀다. 사실상 결승전인 수도권 경선(48만명)과 모바일 투표(현재 6만명 모집)에서 정 후보가 굳히기에 성공할 지 손 이 후보가 역전극을 펼칠 지도 예단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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