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의 빛 바랜 추석 후광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7.09.2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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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 때마다 '기폭제' 역할을 해왔던 최고의 명절 추석. 전국 각지의 민심이 한자리에 모이는 흔치 않은 기회이니만큼 대선을 앞둔 정치인들이 사활을 거는 지점이기도 하다.

한창 경선을 치르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세 후보의 강행군에도 불구, 신당의 '추석 파급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이유는 다양하다. 그중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이 '이명박 대세론'. 대부분 일반 국민들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장악한 50%의 여론조사 지지율을 극복할 수 있는 후보가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다.

금융회사에 다니는 A씨(30)는 "한나라당 경선 전에 이미 박근혜 전 대표와의 치열한 '검증'을 거쳤는데 설마 뭐가 더 있겠냐"며 이 후보의 당선을 확정지었다. 신당 세 후보가 저마다 '이명박 대항마'를 자처하고 있긴 하지만 여론조사 50%를 깨뜨리기는 힘겹지 않겠냐는 것.



또 아직 신당의 대선 후보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문제도 있다. 지난 2002년 대선만 해도 추석 전에 각당의 대선 후보들이 결정된 데 반해 이 후보에 대적할 만한 후보를 내놓지 못한 신당 경선으로 대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급감됐다.

특히 2002년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 비리'처럼 국민들이 공유할 만한 이슈의 부재도 대선 무관심을 초래했다.

여기다 신당 내부에서 조직동원선거를 두고 벌어진 각 캠프간 공방과 손 후보의 잠행 등 일련의 '사건들'도 국민들이 신당 경선에 등 돌린 데 한몫했다.


경기도 택시기사 B씨(46)는 "대선이 다 돼 가는데 아직까지 그러고 있냐. 자기들끼리 오합지졸이 아니고 뭐냐"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다른 변수도 있다. 바로 '신정아-변양균' 파문과 '김상진-정윤재' 비리의혹 등 참여정부를 둘러싼 대형 사건들. 그러나 참여정부와의 연관성을 거부할 수 없는 신당으로선 이러나 저러나 곤혹스러운 상황.



한편 그런 와중에도 29일 경선을 앞둔 광주에서만큼은 신당 경선이 추석 최대의 화두였다는 시각도 있다.

예비후보의 한 캠프 인사는 "후보 세 명이 모두 (추석 연휴 동안) 광주를 휩쓸고 다니니까 정치에 민감한 광주시민들의 신당 경선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며 "투표율은 이전 경선에 비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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