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패션계의 거물인 미란드가 즐겨 마시던 스타벅스. 영화 속 스타벅스는 앤드리아에게 스트레스의 한 요인이면서 커피계의 명품으로 묘사됐다.
커피 애호가라면 요즘 커피 맛이 많이 진해졌음을 눈치 챘을 것이다. 소비자의 요구와 업체들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한 장면. 스타벅스는 명품의 한 이름으로 묘사된다.
우유 함량이 40%대로 들어선 것은 1997년 매일유업 카페라떼 이후 1년만인 1998년 남양유업 (554,000원 ▼8,000 -1.42%)의 프렌차카페 카푸치노에 의해서다. 이 제품은 우유 함량을 49%로 낮췄다. 이 추세는 올해 들어 급진적 경향을 띄면서 40%까지 떨어졌다.
반면 커피 함량은 늘고 향이 짙은 고급 원두가 활용돼 커피 맛과 향은 더 깊고 풍부해졌다. 브랜드별로 차이는 있지만 고급 원두에 속하는 이디오피아산, 코스타리카산 원두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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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진한 커피를 선호하게 된 건 기호 변화와 유행, 그리고 다이어트 열풍의 합작품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방 성분이 함유된 우유 함량을 줄여 조금이나마 비만 걱정을 덜자는 소비자 욕구가 반영됐다는 말이다.
업체들 입장에서 비싼 원료인 우유 함량을 덜수록 더 많이 남는 장사다. 업계에 따르면 우유 함량이 60%일 당시 우유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70%에 달했다. 이런 구조에서 원유가는 크게 올라 1ℓ에 525원 하던 것이 올 3월에는 725원으로 38%나 인상됐다.
원두가격도 2004년 이후 2년간 31%가 상승해 완제품 커피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최근 프리미엄 커피에서 우유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대로 낮아져 업체들은 되도록 프리미엄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제조원가 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그 결과 올해 들어 매일유업 카페라떼와 남양유업 프렌치카페는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인상되고(편의점가 기준), 프렌치카페 골드라벨 같은 프리미엄 제품은 1200원에서 1700원으로 무려 41.6%나 올랐다.
원가 절감을 시도하면서 프리미엄이라는 구실로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업체들의 상술은 눈총 받을만하지만 프리미엄 요인을 소비자가 감수하고 시장 반응도 좋아 업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음료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가 인상은 원가 상승분이 반영된 결과로서 폭리를 취할 수 있는 가격 구조가 못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캔과 컵, 병커피 등 브랜드 커피(커피 전문점 제외) 시장은 3300억원으로, 올해는 이보다 400억원 확대된 3700억원대를 형성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