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을 가라앉힐 틈도 없이 관심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다음 액션으로 급하게 이동하고 있다.
10월말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다시 금리를 인하할까. 금리인하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취하던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예상을 뒤엎고 공격적인 결단을 내리자 '연준은 금리인하에 관대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번 인하에도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된다면 10월말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에 0.25%포인트가 아니라 0.50%포인트나 내렸으니 한번 쉬고 12월에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높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조금씩 나눠 두 번에 걸쳐 인하하기보다 한번에 크게 인하하는 게 효율성과 충격요법 측면에서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파악했다.
이도저도 아니면 '통크게' 시장의 기대에 부응했으니, 정색하고 인플레이션만 지키려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경기침체의 위험을 인정한 연준이 금리인하를 단 한번으로 끝낼 것이라는 견해는 극소수다.
◇재할인율 인하는 추가금리인하 사전 포석?
추가 금리인하와 관련 은행간 오버나잇 대출에 적용되는 금리인 연방기금 기준금리와 은행들이 연방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을 때 적용되는 재할인율간의 스프레드가 중요한 힌트를 제공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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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연준이 0.50%포인트씩 인하함에 따라 기준 금리는 4.75%, 재할인율은 5.25%로 조정됐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통상 은행들은 중앙은행의 재할인율 창구를 이용할 때 연방기금보다 100bp 높은 페널티를 내게된다. 조달 비용이 높아 은행들은 재할인율 창구를 이용하지 않았고 이를 감안해 지난달 연준은 재할인율부터 0.50%포인트 인하해 유동성을 늘리려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당초 예상대로 연준이 기준금리만 0.50%포인트 인하했다면 스프레드는 100bp로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귀하게 된다. 연준은 그러나 재할인율까지 0.50%포인트 내려 스프레드는 50bp로 좁혀졌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구도 설정은 연준이 '때'에 따라 기준 금리를 다시 인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강력한 시그널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와 재할인율을 동시에 인하해 시장에 충격(강도높은 유동성 보강)을 준 다음 경기 둔화 등을 점검하다 추가적인 침체 신호가 나타나면 다시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를 위해 스프레드를 바짝 좁혀놓는 장치를 깔아뒀다는 것.
◇전문가들, 10월 인하도 가능하지만 12월에 더 무게
전문가들은 10월중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견해와 추가 금리인하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로 나뉘고 있다. 경기 상황을 지켜보며 침체가 악화되는 경기지표를 확인하고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정도가 가장 유연하고 일반적이다. 12월 회의 때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다. 물론 인하 폭은 0.25%포인트로 정해지는 분위기다.
일단 리먼브러더스의 드류 매튜스는 "FOMC 성명문을 살펴보면 이번 인하를 통해 한꺼번에 완료한 것처럼 보인다. 때문에 FRB가 10월에 또 금리를 내리기를 기대하지는 않지만 경기 지표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스위스리의 커트 칼은 "이번 결정은 경제적인 필요에 의해서라기 보다 심리적 안정을 위한 성격이 더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에 크게 결정한 것이고 추가 인하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슨 이코노미스트도 "시장의 예상 보다 큰 폭으로 인하했기 때문에 향후 발표될 지표가 재앙 수준이 아니라면 10월 31일 FOMC에서 금리를 내리지 않는 결정을 하는게 보다 쉬워졌다"고 강조했다.
반면 글로벌인사이트의 브라이언 베순은 "최근 수 주 동안 상황이 급격히 전개돼 결단이 필요했고 FRB는 결단을 했다. 성명문은 추가 인하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며 "FRB가 10월31일 금리를 추가로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