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연일 최고…암울한 유가 전망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09.18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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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유가 급등

국제 유가가 연일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에 따른 침체 국면 탈출 예상도 유가 상승의 주요한 이유로 등장했다.

FRB는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은 근본적인 유가 상승 원인 이외에도 최근 유가 상승세에 불을 붙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안보연구소의 애널리스트인 릭 뮤엘러는 "FRB의 기준 금리 인하가 경제 불안을 잠재우면서 다시 원유에 대한 수요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이 충분치 않았다는 사실은 더욱 이러한 요인을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FRB의 금리 인하는 주택 경기 침체를 완화시켜 나머지 경제가 불황에 빠지는 것을 막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46%의 트레이더들은 18일 금리 인하폭이 0.5%p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대부분의 트레이더들은 기준금리가 0.25%p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1.47달러(1.09%)오른 배럴당 80.57달러에 거래를 마쳐 종가기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기록은 13일 수립한 80.09달러였다. 그리고 WTI 유가는 장중 한때 80.92달러까지 치솟았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런던 석유거래소에서 전날보다76센트(1%) 상승한 배럴당 76.98달러를 기록했다.

OPEC은 지난주 석유장관 회동을 갖고 오는 11월부터 하루 50만배럴을 추가 증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산분이 세계 수요 증가분을 상쇄하기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오히려 유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듯 유가 상승세가 가속화되면서 골드만삭스는 이날 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올 4분기 원유 수요를 충족할 만한 재고가 확보돼 있지 않다"며 올 연말 원유 가격 전망치를 85달러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의 종전 전망치는 72달러였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 오를 위험이 매우 높다"고 덧붙이면서 목표주가인 85달러를 뛰어넘을 수 있음을 경고했다.



제프리 커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는 원유 가격이 배럴당 95달러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OPEC의 50만배럴 증산 결정은 유가 상승세를 막기에는 '너무 늦고 너무 적은 것'(too little to late)이라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유가 상승세에는△ 달러약세 △ 투기수요 급증 △ 허리케인, 겨울철 난방 수요급증 전망 등 계절적 요인 △ 수급불일치 △ 정제시설 부족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고유가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뮤엘러는 "원유 재고가 충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는 유가를 배럴당 80달러 이상에서 유지시키는 이유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가 100달러를 넘어 200달러라는 암울한 전망도 득세하고 있다. 최근에는 원유 공급이 정점에 달하고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선까지 올라 석유 에너지 경제가 붕괴될 것이란 암울한 '피크오일'(peak oil) 이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원유 채굴 기술의 발전으로 이 같은 이론은 '설'에 머물 가능성이 크지만, 그래도 눈여겨 봐야할 시나리오다.



고유가 시대 지속에 대비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등 경제성이 있는 새로운 에너지원에 대한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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