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레이더]장관도 혀를 찬 '교통난'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2007.09.1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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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과 부산, 대구 등의 지방 투기과열지구 추가 해제를 결정했던 지난 7일 건설교통부 주택정책심의위원회. 위원장인 이용섭 건교부 장관은 회의 개시시간보다 5분 가량 늦게 도착했다.

숨을 고르기도 전에 이 장관은 자리에 앉으면서 참석자들을 향해 "내가 주무장관이라 이런 표현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차가 밀려도 너무 밀린다"며 늦은 사유를 대신했다.



참석자들이 미소로 화답했지만, 그의 이 한 마디는 현재의 수도권 교통체증을 대변해주는 발언이기에 충분했다.

자녀 교육 등의 문제로 최근 김포에서 용인 수지로 이사한 최 모(42)씨는 요즘 출근시간을 40분 가량 앞당겼다. 김포에선 7시40분쯤 나와도 광화문까지 9시 이전에 도착했지만, 지금은 용인 수지에서 7시에 나와야 지각을 면할 수 있을 정도다.



수도권 전체가 심각한 교통난을 겪고 있다. 수도권 교통문제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들어 심각성이 더하다. 외환위기 직후 30~40분 정도면 서울 시내로 진입이 가능했던 분당과 용인 등 경기 남부권은 요즘엔 배 이상 더 소요된다.

서울 강남권 일대 도로는 금요일 오전부터 일요일 오후까지 지독한 정체에 시달린다. 서울시내 간선도로는 아예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주말에 외곽을 빠져나가는 차량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골프장이 집중돼 있는 경기 남부권 주변 고속도로는 주말마다 난리다. 경부고속도로의 경우 토요일 오전 8시를 넘어서면 수원까지 2~3시간 이상 걸린다. 그만큼 길바닥에 쏟아버리는 기름값이나 시간 낭비는 계산이 안될 정도다.


수도권을 교통 지옥으로 만든 가장 큰 원인은 신도시를 비롯해 역시 잇단 개발이다. 정부는 개발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교통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재의 '선개발 후대책' 원칙으로는 해결하기 역부족이다.

지난 6월 건교부는 동탄2신도시를 발표하면서 '동탄이 분당보다 더 좋은 이유' 가운데 하나로 "동서남북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구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직통 고속도로와 전철 등 광역교통망을 분당 등 기존신도시 수준 이상으로 구축, 만성적인 경부축 출퇴근 교통난을 완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계획을 짜기도 만만치 않다는 게 건교부 심정일 게다. 건교부 고위 관계자가 "남부권은 2층 도로를 깔지 않으면 교통 마비의 상황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한 푸념도 현재의 고민을 대신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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