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흥행바람' 빌었는데 엉뚱한 '바람'만

청주(충북)=김성휘 기자 2007.09.1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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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4연전 평균투표율 20% 이하..경선, 흥행에 비상

"바람은 불었는데…엉뚱한 데서 불었네요"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이 흥행 위기에 부딪쳤다. 제주와 울산(15일) 강원과 충북(16일)에서 각각 진행된 초반4연전 평균투표율이 20%를 밑돌았다. 선거인단의 1/5도 투표장에 나가지 않은 셈.

주말 4연전 평균 투표율은 19.81%. 충북(21.57%)에서만 20%를 넘었을 뿐 울산(18.16%) 제주(18.89%) 강원(19.94%) 등은 10%후반대에 머물렀다.



당 안팎에선 "우리가 자초한 상황"이란 책임론이 고개를 들었다. 흥행위기를 스스로 자초했다는 얘기다.

선거인단 모집방식을 둘러싼 후보간 갈등과 예비경선 순위가 몇시간만에 뒤바뀌는 등의 혼란이 국민의 '관심'보다 '실망'을 불러왔다는 것. 합동연설회 등 유세와 투표 날짜를 분리한 것도 흥행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무엇보다 투표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유령선거인단'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점에서 신당은 고개를 들 수없게 됐다.

제주에서만 4만명이 넘는 선거인단을 모집했으나 실제 투표한 사람은 1/5도 안된다. 일부 후보측에선 "300만 선거인단 모집이라는 간판이 무색하게 됐다"면서 "강한 조직력으로 선거인단을 많이 동원할 수 있는 후보에게 더 유리해졌다"고 토로했다.

'자책론' 못지 않게 '외부 변수론'도 있다. 신정아씨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정윤재 전 청와대비서실장 관련 의혹들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국민적 관심이 신당의 경선으로 향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특히 16일 신씨의 귀국 소식과 변 전 실장의 검찰 출두 등 '굵직한' 사건이 터져 경선 뉴스는 더욱 외면당했다. 북상중인 태풍 '나리'의 영향으로 날씨가 궂었던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흥행 바람'을 기대했던 당직자들 사이에선 "바람이 불긴 불었는데 엉뚱한 데서 불었다"는 자조섞인 한탄도 들린다.



반론도 있다. 지병문 국민경선위 집행위원장은 "한나라당 경선 당시 제주에서 투표한 인원은 1700여명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신당의 제주 투표수는 9151명. 단순한 투표율보다 투표인원이 더 중요하단 주장이다. 그러나 반론치곤 궁색하다.

5명이 출발했던 경선이 단일화를 통해 '팽팽한' 3자 구도가 되면서 남은 경선과정이 흥미진진해질 거란 기대가 있지만 '국민경선'이 '반쪽경선'에도 미치지 못할 거란 우려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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