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거래펀드, 선물만기일 1.5조 판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7.09.1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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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익거래펀드가 선물옵션 만기일(13일)을 앞두고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팔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주식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져 지수 하락압력을 키울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한화증권에 따르면 차익거래형펀드 수탁액은 공모형 8500억원, 사모형 1조200억원을 합쳐 1조8700억원 수준. 이중 펀드 자산에서 주식편입비율을 살펴보면, 공모형 71.85%, 사모형 30.82%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928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일임형 펀드의 추가적인 매물까지 합할 경우 선물옵션 만기일에 차익거래펀드의 주식매도 물량이 총 1조5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날 매도차익거래 3828억원 중 일부 차익거래펀드가 미리 매도에 나섰을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물량 부담이 다소 줄어들 여지가 있다.

차익거래펀드는 현물(주식)과 선물(코스피200지수)의 가격차이를 이용해 이익을 얻는다. 예컨대 현물이 선물보다 가격이 싸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현물을 사고 고평가된 선물을 판 뒤(매수차익거래) 가격차이가 줄거나 역전되면 비싸진 현물을 팔고 싼 선물을 사(매도차익거래) 이익을 얻는 식이다.



차익거래펀드, 선물만기일 1.5조 판다


차익거래펀드, 선물만기일 1.5조 판다
선물 만기일에 매수차익거래를 청산(매도차익거래)해 이익을 챙기는 게 일반적이다. 펀드에서만 이런 물량이 만기일 하루동안 1조5000억원이 쏟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반드시 만기일에 청산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매도차익거래로 청산하지 않고 다음월 선물(12월물)로 이월(롤오버)할 수 있다. 롤오버를 하는 이유는 다음월 선물가격이 비싸게 형성되면 만기일에 매도차익거래로 이익을 챙기지 않고 그대로 유지시킨뒤 기회를 노려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만기일엔 롤오버 물량이 적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12월물과 9월물의 가격차이인 '스프레드'가 낮아 롤오버해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형편으로 차라리 정리하자는 쪽이 우세다. 이날 스프레드는 1.70으로 마감했는데 지난주 고점 1.85보다 낮았다. 그만큼 다음월 선물가격에 '배팅'할 만큼 매력이 없다는 얘기다.


이현경 미래에셋자산운용 금융공학운용팀장은 "스프레드가 적어도 2.0이상 돼야 적극적인 롤오버 시도를 할 수 있지만 현재 수준으로는 만기에 대부분 매도차익에 나설 확률이 높다"며 "만기에 자산의 전부를 차익거래를 시도하는 순수 차익거래펀드에서만 적어도 5000억원 이상 매도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기일 직후 코스피200종목이 변경되면서 차익거래펀드의 청산을 유도하는데 한몫한다. 14일부터 시가총액 상위 8위인 SK에너지와 LG가 코스피200 지수에 새로 편입되고 카프로와 KEC홀딩스가 빠진다. 따라서 차익거래펀드는 코스피200 대표 종목으로 꾸린 '바스켓'을 수정해야 되는데, 이를 위해서라도 만기에 현물 바스켓을 팔고 새로 짜야 한다는 것.



이호상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200 종목 변경에 따라 신규 매수차익거래로 집계된 시장중립형 펀드들은 리벨런싱(포트폴리오 재조정) 부담이 높아졌다"며 "따라서 만기일을 앞두고 증시의 일시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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