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증권사만 글로벌 IB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 IB로 통하는 씨티은행, 도이치은행 등은 은행 중심 지주회사거나 은행이다. 국내 금융산업도 여건상 자본력 등에서 앞선 은행 IB를 통한 글로벌화가 더 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만큼 은행 IB의 잠재력이 궤도에 올라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들 일부 업무 외에 대부분의 IB업무는 은행도 가능하다. △파생상품 개발 및 투자 △각종 구조화 금융 △부동산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증권(ABS) △금융거래 자문 및 주선(신디케이트론 등) 등은 물론 △인수·합병(M&A) 주선 및 인수금융 △주식·채권·부동산 등에 대한 직접투자 △사모투자전문회사(PEF) 투자 등도 할 수 있다.
유니버설뱅킹 형태의 IB로는 도이치은행, BNP파리바, UBS 등이 있고, 은행 지주회사 산하에 자회사 등을 두고 IB영업을 하는 금융회사로는 씨티그룹, JP모간, HSBC 등이 있다. 개별 증권사 중심의 대형 IB로는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등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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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IB, 자본력이 최대 강점=은행IB의 최대 강점은 자본력에 있다. 외환은행 위기 이후 인수·합병을 거치면서 덩치가 커졌고, 수년간 '조단위'의 안정적인 순익을 창출하고 있다.
IB업무는 기본적으로 고수익·고위험 업무로 수익의 변동성이 커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힘을 받을 수 있다. 골드만삭스 등 미국의 유수한 투자금융회사조차 유가증권 인수 등과 관련된 막대한 손실 발생으로 수차례 파산위기를 경험했고 파생금융상품 손실 등으로 아예 문을 닫은 곳도 적지 않다. 직접투자시에도 자금력이 든든한 금융회사가 유리할 수밖에 없고, PF나 각종 구조화 금융에서도 '돈줄'을 쥔 곳이 제대로 대접을 받는다.
물론 은행 IB의 단점도 있다. 은행의 보수적 문화와 법적 한계 등이다. 법적 제약은 인수업무 불가, 은행법상의 부동산 투자 제약 등을 들 수 있다. 더 큰 걸림돌은 보수적인 문화다. 과감히 리스크를 수용해야 하는 IB업무의 성격과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전통적인 상업은행의 스타일이 맞지 않다는 것.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제약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강종만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도이치은행 등 은행도 IB영업을 잘 전개하고 있다"며 "현행법에서도 은행이 IB업무를 충분히 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법 개정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