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주자들 "과거를 묻지 마세요"

김성휘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7.09.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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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鄭 과거에 집중공세

▲손학규 후보(왼쪽뒤)와 이해찬 후보가 토론회 원고를 점검하고 있다 ▲손학규 후보(왼쪽뒤)와 이해찬 후보가 토론회 원고를 점검하고 있다


11일 경제분야 TV토론을 위해 마주앉은 대통합민주신당 경선후보들. 유독 상대 후보의 '전적'(前績)를 문제삼는 공세가 많았다.

실제로 다섯 후보 모두 책임총리와 장관·도지사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게 정치적 기반이기도 하다.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과거를 묻지 마세요"= 불을 댕긴 건 손학규 후보. 그는 유시민 후보의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노인 자살 사망률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해찬 후보에게도 "참여정부 총리시절 (당시) 4.4% 성장이 건실하다고 평가했는데 6% 성장을 공약했다. 그 갭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성장률은 전년 대비"라며 "4.4%를 유지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응수했다. 이어 손 후보가 자랑하는 경기도 영어마을을 공격했다. "(경기도) 영어마을에서 하루이틀 와서 자고 간다고 영어를 배울 수 있냐"고 따진 것.

정동영 후보도 손 후보를 공략했다. 그는 "경기도지사 취임당시 행사·축제경비가 80억원이었으나 퇴임 즈음 240억원으로 늘었다"며 "전시행정, 흥청망청 행정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손 후보는 "평화축전이란 세계적 축전을 열었고 그게 바로 정 후보가 강조하는 '평화'를 위한 것 아니냐"고 맞받았다.


◇곤혹스런 '개성동영'= 정동영 후보의 가장 큰 자랑은 개성공단을 일궜다는 실적. 이걸 두고 말이 많았다.

유 후보는 "정 후보가 개성공단을 혼자 다 만드신 것처럼 말한다"며 "정치에 늘 과대광고가 섞여있다지만 지나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후보는 "미국의 반대와 법적 장애, 핵위기도 있었다"며 "통일부장관으로서 책임을 완수했다"고 대응했다.



이에 유 후보가 "애 많이 쓰셨다"고 맥을 빼자 정 후보는 "허허"하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개성공단 설립 당시 총리였던 이 후보도 "2005년 자카르타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서 (개성공단) 합의하고 정부에 와서 말씀드렸다"며 "제가 물꼬를 터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후보는 "이 후보가 김영남 위원장을 만난 것은 2005년이고, 개성공단은 2004년 12월에 했다"고 반박했다.



◇언중유골=이날 경제토론회는 사회자가 "덕담을 나누시는데 꼭 그런 것 같지 않다"고 할 만큼 뼈 박힌 말들이 튀어나왔다. 신경전이 치열했다는 방증인 셈.

유 후보가 "총리 시절 최고경영자와 많은 대화를 나눈 이 후보가 그 말씀을 들려주시면 제가 대통령이 돼서 (양극화해소) 잘 풀겠다"고 하자 이 후보는 즉각 "직접 대통령이 돼서 풀겠다"고 답했다.

또 유 후보가 손 후보에게 "제가 고양시 행사에 가보면 꼭 와 계시더라. 업무는 언제 보시는지"라고 비꼬자 손 후보는 "지사를 한번 해보시라. 안 가면 관계자들 사기가 떨어진다"고 응수했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이른바 '스캔들'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손 후보는 "이 후보야 책임질 일이 없겠지만 변 전 실장이 이 후보를 보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슬쩍' 질문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변 전 실장은 제 보좌관이 아니었고 예산처에서 파견돼서 온 것"이라고 넘겼다.

한편 이들은 토론회 직전 대기실에 모였지만 분위기는 냉랭했다. 생방송 TV토론에 대한 부담 탓인지 후보들의 표정은 굳어있었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채 각자원고를 점검하는데 열중했다.
▲송영길 의원(뒷모습)과 토론 전략을 논의하는 손학규 후보▲송영길 의원(뒷모습)과 토론 전략을 논의하는 손학규 후보
▲분장 도중 참모의 말을 듣고 있는 정동영 후보▲분장 도중 참모의 말을 듣고 있는 정동영 후보
▲한명숙 후보가 이해찬 후보와 악수하는 모습▲한명숙 후보가 이해찬 후보와 악수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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