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환매의 기술'을 배워라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7.09.1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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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목적따라 쪼개 5년주기로, 불량펀드 골라 환매하라"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A 씨는 지난 2005년, 펀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사내 캠페인 때문에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다. 2년 만기가 다 된 현재(펀드는 만기가 없지만 가입 당시 자동이체 연장 시점을 2년 후로 설정했다는 뜻) A 씨는 펀드를 환매하고 새로 갈아타야 할지 고민이다.

좋은 펀드를 고르는 것 만큼이나 언제 펀드를 환매해야 하느냐도 중요하다. 특히나 올해처럼 주식시장이 급등락할 때는 투자자들의 마음이 싱숭생숭하기 마련이다.



펀드 투자 전문가들은 △ 투자 목적을 설정하고 목적 달성 시기에 환매할 것 △ 매년 신규펀드 늘리고 일정 주기로 차례로 환매할 것 △ 과거 3년 수익률이 벤치마크지수를 밑돌거나 수탁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펀드는 버릴 것 등을 조언했다.

◇ 수익률 아닌 '투자목적' 따라 환매 = 보통 주식 투자할 때는 목표 수익률을 정하고 그에 달성했을 때 과감히 손절매하라고 한다. 하지만 펀드는 다르다.



김 균 한국증권 투자교육팀장은 "20% 수익률에 이르면 환매하라는 얘기는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어렵다"며 "수익률을 정해놓고 어느 정도 수익나면 환매하겠다는 것은 장기 투자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6년뒤 대학에 입학할 자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다. 그는 "자녀가 입학할 시점, 또는 입학 1년 전에 예상 등록금이 모두 마련된다면 환매하겠다"며 "돈이 필요한 시점을 정해 놓고 투자 목적에 맞게 그 때 그 때 환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연구원도 "자녀 입학, 결혼, 내 집 마련 등 투자 목적을 설정하고 목돈이 필요한 시기에 맞춰 일부 또는 전체를 환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 5~6년 주기로 환매…매년 새펀드 늘려라 = 펀드라고 무작정 장기투자할 수 없는 노릇이다. 작은 돈을 모아 목돈을 만드는 것이 적립식 투자의 묘미라면 5년 정도 주기를 두고 환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조규철 피닉스자산운용 부사장은 "5~6년을 주기로 적립식 펀드를 환매하고 있다"며 "대신 매년 신규로 펀드에 가입해 투자기간이 가장 긴 펀드부터 차례로 환매한다"고 밝혔다. 조 부사장은 "여러개 펀드에 쪼개 넣는 대신 매년 1000 만원 정도의 목돈을 만질 수 있게 된다"고 귀띔했다.



◇ 내 펀드, 주야장천 죽쑬 땐? = 아무리 기다려도 펀드 수익률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최소 환매 기준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

김 균 팀장은 "주식형 펀드의 경우 과거 3년간 성적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밑돌 때 환매를 생각해야 한다"며 "펀드매니저라는 전문가들이 3년간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펀드 수탁액 규모도 확인해봐야 한다. 김 팀장은 "가입 시기보다 펀드 규모다 지속적으로 줄어든다면 이 점도 펀드 환매를 고려할 만한 기준이 된다"고 전했다.



◇ 펀드 전망 안 좋을 땐 과감하게 = 펀드 전망이 좋지 않을 경우에도 환매를 고려해봄직 하다. 특히 특정 섹터나 테마에 투자할 경우 장기적으로도 그 테마가 유망한지 따져봐야 한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분석팀장은 "물펀드, 리츠펀드 등 반짝 유행에 따라 펀드에 가입했다가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며 "펀드 전망에 따라 판단, 손절매 기준을 세우고 환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펀드 투자 전망은 증권사 보고서나 관련 기사 등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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