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다음, 시가총액 11배로 벌어져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7.09.1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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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만큼 차이..외인 '안전제일주의'도 한몫

인터넷 포털업계의 '라이벌'인 NHN (159,900원 ▼700 -0.44%)다음 (34,900원 ▼400 -1.13%)의 시가총액이 10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시장지배적 위치의 1위 NHN를 절치부심 추격하며 한 때 7배까지 격차를 줄였던 다음은 조정장에서 뒷심이 떨어지고 있다.

9월 첫째주 기준 NHN의 검색서비스 점유율은 77%, 다음은 11.7%다. 검색점유율을 주가의 평가기준으로 삼는다면 다음은 최소 NHN의 7분의 1 수준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동영상 UCC를 무기로 시장점유율 공략에 나선 다음은 올 상반기 상승장에서 한 때 이 수준까지 격차를 줄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발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충격 등으로 한 달여간 조정장이 지속되면서 둘의 격차는 다시 벌어졌다. 최근 외국인이 '안전제일주의' 성향을 보이며 NHN의 주식을 거둬들인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먹을 거리가 많았던' 상승장에서 다른 주식에 눈을 돌렸던 외국인들은 이제 '턴어라운드'하며 기대주로 떠오른 다음보다는 안정적인 실적성장세를 유지하는 NHN을 택했다. 다음의 외인 보유비중도 연초 17%대에서 22.17%까지 상승했지만 그만큼 기관이 보유비중을 줄였다.



NHN은 인터넷 보안시장과 오피스시장에 진출하는 등 '트래픽'을 활용한 신규사업으로 성장 모멘텀을 찾고 있고 중국, 일본 등 해외사업부의 실적도 증가 내지는 개선되고 있다. 다음 역시 UCC 분야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한편 비핵심 사업인 자동차보험 매각을 추진하는 등 호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조정을 거치면서 부각된 것은 양사의 실적이다. 한누리증권은 NHN의 올해 영업이익을 3720억원, 다음은 420억원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자회사 지분평가손을 반영한 다음의 연결 기준 영업익은 250억원으로 추산했으며 NHN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결 기준 영업익으로 보면 NHN이 다음의 14배가 넘는다.

최훈 한누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업계에서의 실제 영향력을 보면 현 주가 만큼은 차이가 난다"며 "NHN은 해외로 사업다각화가 진행중이지만 다음은 라이코스가 실패해 비주력사업 부문 매각을 진행하는 상황이다"고 비교했다.


이어 "1위 사업자는 예측이 가능하고 조정장에서 외국인이 안정적인 주식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수급 요인도 작용했다"며 "트래픽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검색점유율이 7배 차이가 나고 해외시장 등을 따지면 현 주가 차이가 크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박재석 삼성증권 인터넷파트장은 "다음의 2분기 영업이익이 NHN의 10분의 1 수준이어서 주가도 최소한 이 수준을 유지하는 게 적정하다고 본다"며 "특별한 악재가 없고 트래픽은 증가추세에 있어 현 주가는 지나친 과매도 상태"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NHN의 올해 영업이익을 3820억원으로 전망했고 다음의 본사기준 영업익은 444억원으로 추산했다. NHN의 예상 영업익은 다음의 8.6배 수준이다.

박 파트장은 이어 "NHN을 사는 외국인의 심리는 '1등주'를 선호하는 관점"이라며 "다음의 IR활동이 소극적인 점도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매수하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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