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진접' 소문만 요란한 잔치?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정진우 기자 2007.08.3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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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하우스 '북적', 청약은 미달..10년 전매제한+고분양가 영향

7개 업체가 동시 분양하는 남양주 진접택지개발지구가 '소문만 요란한 잔치'로 끝날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주말 모델하우스에 2만여 명의 방문객들이 몰렸던 열기와 달리 1순위에서 대거 미달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청약가점제 실시 전 '청약막차'를 타려는 젊은 실수요자들이 무더기로 청약할 것이라던 당초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수도권 택지개발지구 1순위 청약에서 대규모 미달사태가 발생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부동산시장이 그만큼 침체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3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30일 진접지구 동시분양 7개 업체 5927가구에 대한 무주택과 1순위청약에서 1766명만이 참여해 평균 경쟁률은 0.29대 1에 그쳤다.



5개 업체가 분양한 85㎡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전체가 미달된 가운데 금강 펜테리움은 0.24대 1, 남양 휴튼은 0.23대 1, 최대 물량인 신안 인스빌(2340가구)은 0.14대 1의 낮은 경쟁률을 각각 기록해 미분양 사태가 우려된다.

그나마 반도건설 유보라 메이플타운은 0.45대 1, 경기지방공사 자연앤은 0.40대 1의 경쟁률로 다른 분양업체에 비해 선전했다는 평가다.

85㎡초과 중대형도 신영 지웰 127㎡ 1개 평형만 마감됐을 뿐 신영 지웰의 다른 평형과 신도 브래뉴 전 평형 모두 미달됐다.


예상 밖 흥행 저조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 장기간의 재산권 제한이 수요자의 유입을 막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진접지구에서 선보인 전용 85㎡ 미만 중소형 평형들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10년간 전매할 수 없다. 진접지구 인근의 경기부동산 공경환실장은 "10년간 집을 마음대로 팔 수 없다는 부담감에 실수요자를 제외한 가수요성 고객이 청약을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10년 전매 제한'이란 조건이 없는 진접 인근 분양아파트는 청약이 순조롭게 이뤄졌다.

진접지구 초입에 위치한 남광토건 진접하우스토리 84㎡형 주택은 28일 청약결과 1순위에 1.1대1로 마감됐으며 앞서 분양한 진접 동부센트레빌 1차와 2차도 100% 계약 완료됐다. 이 단지들은 민간 택지여서 분양가상한제 미적용으로 입주후에 전매가 가능하다.

진접지구의 분양가가 정부의 공언만큼 싸지 않았다는 점도 청약시장을 싸늘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건교부는 진접지구의 분양가를 700만원 이하로 묶겠다고 했지만 759만원 정도에 책정됐고 주변시세보다 20% 높았다.



이후 서종대 건교부 주거복지본부장은 "건교부 실무자들이 인하를 권고했으나 남양주시가 충분한 검증없이 그렇게 승인했다"고 해명했다.

1순위 청약 저조의 원인으로는 이밖에 △수천가구의 대단위 물량인점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인지도 △서울에서 먼 출퇴근 거리 △후불제 중도금 이자 부담 등이 꼽혔다.

부동산써브의 함영진 실장은 "서울에서 멀고 가격면에서 너무 비싸다는 인식에 청약자들이 관심이 줄어들었다"면서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 본격 적용으로 더 싼 아파트들이 많이 공급될 것이란 기대감에 무주택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아직 청약시장 뚜껑을 다 연것은 아니어서 성급한 결론은 이르다는 입장이다. 향후 3순위와 무통장 수요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란 계산아래 총력 마케팅을 펼칠 태세다.

지난해 경기 화성향남택지지구도 초기계약률이 20%에 그쳐 분양업체들이 애를 먹었지만 결국 6~8개월 내 계약을 채웠다는 것이다.

진접 중대형 평형의 경우 청약통장 사용을 아까워하는 수요자들이 통장이 필요없는 3순위에 몰려있다는게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 공급 물량인 남양주(지역우선)와 무주택자분에서 청약률이 저조했다"면서 "기반시설을 잘 갖춘 택지지구를 선호하는 2순위와 3순위 수도권 거주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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