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연찬회, 朴측 대거불참(종합)

전남 구례=오상헌 기자 2007.08.3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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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측 핵심의원 참석 안해...李 '화합 또 화합' 다짐

우려가 현실이 됐다. 30일 오후 전남 구례 지리산 가족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한나라당 '화합'을 위한 연찬회. 예상했던 대로 박근혜 전 대표측 의원들이 대거 불참, '반쪽짜리' 연찬회가 됐다.

이명박 후보와 강재섭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행사에서도 내내 '화합'을 부르짖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의 공백으로 외부에 당내 갈등만 더욱 부각시킨 셈이 됐다.



연찬회를 계기로 '단합'을 이뤄내 본격 대선 체제에 들어서려던 이 후보의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박측 대거불참..이측 전원 참석= 이날 연찬회 참석 대상 인원은 모두 253명. 현역의원 129명과 원외 당원협의회 위원장 124명을 합한 숫자다. 이 중 이날 행사에는 현역의원 87명과 원외 위원장 88명 등 모두 175명이 참석했다. 당초 예상했던 206명에 크게 못 미친 규모.



특히 박 전 대표측 현역 의원들의 참석률이 저조했다. 당직을 맡고 있는 김학원 전국위원회 의장, 김학송 홍보기획본부장과 김기춘, 한선교, 심재엽, 정희수, 안홍준, 이진구 의원 등만 겨우 눈에 띄었다.

이 외에 김무성, 이규택, 유정복, 김재원, 유승민, 최경환, 이혜훈, 곽성문, 김영선, 송영선 의원 등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들은 모두 불참했다.

반면 이 후보측은 박희태·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 이재오 최고위원, 주호영, 정두언, 진수희 의원 등 핵심 측근들의 거의 전원 참석했다.


◇양쪽 의원들 표정 사뭇 '대비'= 이 후보측 인사들과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의 표정은 사뭇 대비됐다. 박 후보측 의원들은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학원 전국위 의장은 "별로 위축되거나 그런 건 전혀 없다"면서도 "승자가 패자를 안아야 한다"며 거듭 이 후보측의 '포용'을 요구했다. 김기춘 의원도 이 후보측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웃음을 지었지만 쓴 표정은 여전했다.



김 의원은 "단합을 행사여서 응당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화합을 위해 앞으로 이 후보가 잘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후보측 의원들은 활기찬 모습이었다. 박 후보측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지만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을 지낸 박희태 전 국회 부의장은 "박 후보측에서도 많이 왔다"며 "곧 하나로 화합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李·지도부 '화합 또 화합' 강조= 오후 5시께 연찬회장에 도착한 이 후보는 그러나 줄곧 '화합'을 강조하고 당의 단합을 자신했다.



행사장에 들어서며 기자들과 만난 이 후보는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의 불참으로 화합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화합 잘 하고 있는데 뭘. 부정적인 말을 하는데 긍정적인 질문에만 답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이어 열린 연설에서도 '화합' 또 '화합'이었다. 이 후보는 "경쟁 또는 싸웠기 때문에 화합해야 한다는 의미보다는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명, 정권교체를 위해 화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당위성이 있다"며 "우리는 함께 해야 하고 함께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사에 앞서 프레스룸을 찾은 강 대표도 "전국에서 위원장들이 오는데 휴가철이라 해외에 나간 사람도 있고, 아픈 사람도 있고, 마음이 아픈 사람도 있다"며 "박쪽에서 안왔다고 쓰지 말아 달라"고 기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또 인사말에서 "정권교체라는 높은 산에 오르기 위해 등반 준비를 했고 이제 등반준비는 다 끝났다"면서 "각 캠프는 해체됐다. 이제는 높은 산에 오르기 위해 한나라당이라는 베이스 캠프를 친다"고도 했다.

◇李 "비와도 지리산 오릅시다"= 한편, 이 후보는 당 지도부, 참석 의원, 기자들과 함께 31일 오전 지리산을 등반할 계획이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이 후보는 "내일 비가 와도 지리산에 올라가자"고 말해 참석자들을 '긴장(?)'시켰다.



이 후보는 "저는 오늘 잠을 한 숨도 안 자도 좋으니 맥주를 한 잔 하고 싶은 분은 밤새 저와 한 분 한 분 만나자"며 "저는 밤을 세워도 내일 산에 갈 수 있다. 비가 와도 올라갑시다"라고 말해 웃음을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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