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택회장, "글로벌 기준으로 독과점 봐야"

머니투데이 김용관 기자 2007.08.2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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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파이넥스에 관심 있어...철강업계 샌드위치 신세

이구택 포스코 (375,000원 ▼500 -0.13%) 회장이 독과점 규제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잣대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한 국가 안의 독점은 의미가 없어진 만큼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 독과점 여부를 따져야 한다는게 이 회장의 요지다.

이 회장은 지난 27일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린 한국공학한림원 CEO포럼의 주제 발표자로 나서 "한 국가 내의 독점은 의미가 없어진 만큼 정부도 독과점 등 공정거래 관리 문제를 글로벌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투자 및 영업활동을 할 때 한국, 중국, 일본, 동남아 등을 하나의 시장으로 묶어놓고 결정하기 때문에 독과점 여부도 국내 시장으로 범위를 한정하지 말고 글로벌 시장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특히 냉연산업의 경우, 시장 점유율만을 기준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해 제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삼익악기의 영창악기 인수건도 그런 이유로 무산되지 않았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 냉연업계는 공급 과잉으로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만약 포스코가 냉연업체를 인수할 경우 내수 시장 점유율이 50%를 초과, 공정위의 경쟁제한 요건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업결합이 쉽지 않다.

재계는 그동안 현행 기업결합 심사제도가 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기업들의 인수 및 합병(M&A)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며 개선을 건의해왔다.

이 회장은 이와 함께 철강업체의 현 상황은 인수합병으로 몸집이 거대해진 고객사(철강수요업체)와 철광석 등 원자재업체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철광석, 원료탄 업체의 이익은 철강회사의 3배"라며 "이들은 앞으로 가격을 절대로 안 내릴 것이기 때문에 광산을 인수 못하면 철강업체의 경쟁력이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향후 세계 철강업계 구조개편과 관련, "아르셀로-미탈을 추격해 가장 먼저 조강생산 5000만톤을 달성할 회사는 중국에서 나올 것"이라며 "아르셀로-미탈의 궁극적 관심은 중국이지만, 중국에서 경영권 확보가 어려워 일본, 한국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외국인 주주 가운데는 펀드들이 많은데 펀드는 속성상 돈을 더 준다면 지분을 쉽게 팔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제휴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아울러 북한과의 철강협력에 대해 "북한이 파이넥스공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면 철강을 협력의 한 분야로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철강업체에 인재들이 구름같이 몰려들고 있는 중국의 상황이 부럽다"며 "현장을 지킬 수 있는 인재를 뽑기 위해 지방대학 졸업생들에게 가점을 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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