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앙금'··한나라 연찬회 반쪽되나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08.2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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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vs친박 갈등 고조...朴측 일부 연찬회 불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측과 박근혜 전 대표측 사이에 쌓인 '앙금'이 쉽게 녹지 않을 분위기다. 이 후보는 만사 제쳐놓고 '화합론'을 설파하고 있지만 정작 양측 핵심 인사들 사이에선 '신경전'만 벌어지고 있다.

이 후보측에선 패자의 '반성'을, 박 전 대표측에서는 승자의 '포용'을 요구하며 마주달리는 상황. 한나라당은 오는 30일 열리는 합동연찬회를 '화합'의 자리로 상정했지만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이 속속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이마저도 '반쪽짜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선이 끝난 지 꼭 1주일이 지난 27일. 박 전 대표 경선 캠프 해단식은 쌓아뒀던 불만이 일거에 터져나온 현장이었다. 경선 결과에 대한 '아쉬움', 패자의 '설움'과 '좌절감', 상대 진영에 대한 '섭섭함'과 '실망감' 등 오만가지 감정이 응축돼 한꺼번에 폭발했다.

서청원 캠프 상임고문은 이 후보측 이재오 최고위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의 마음을 달래고 하나가 되려해도 시원찮은데 누구보고 건방지게 반성하라고 하느냐"며 격앙된 감정을 실어 맹폭을 가했다. 이 최고위원이 "박 캠프 사람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한 직접 반격이었다.



28일에는 박 전 대표측 이규택 의원이 가세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화합을 해서 나가야 할 판국에 승자가 패자에 대한 아량과 배려를 하지는 않고 거꾸로 반성하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오 최고위원이 당과 국민에게 석고대죄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앙금이 오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후보측은 일단 직접 대응은 삼가는 분위기다. '화합'의 전도사로 나선 이 후보의 의중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 이 최고위원은 서 고문의 비판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표측 인사들 중 일부가 '합동연찬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갈등이 골은 더욱 깊게 팰 조짐이다. 연찬회는 오는 30일부터 31일까지 1박2일간 전남 구례 지리산에서 열리게 된다. 당 지도부가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을 한 데 모아 '화합의 한 마당'을 연출하고자 마련한 자리.


박 전 대표측 한 핵심 의원은 이날 "개인적으로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합의 명분인 것 같은데 그럴 만한 분위기가 아니지 않느냐"며 "연기하는 게 낫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참을 결의한 것은 아니지만 저 말고 참석 안 하는 의원이 더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이규택 의원도 "개인적으로 갈 생각이 없다"며 "목적이 당의 화합이라고 한다면 연찬회는 시기적으로 빠르다. 정신적인 화합을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을 둬야 한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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