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 해결 기대감 다시 고조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07.08.2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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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역할 주목

피랍자 석방의 촛불이 잠시 반짝였다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25일 오후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는 탈레반 무장세력에 억류돼 있는 19명의 한국 인질을 석방하기로 탈레반과 한국 정부가 합의했다고 보도했지만 정부는 ‘확인된 바 없다’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AIP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합의가 이뤄졌고 26일 아프간 가즈니 주에서 석방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보도했지만, 외교통상부와 청와대 등은 하루가 지나도록 ‘변동사항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 중이다.



정부가 ‘전원 석방설’을 똑 부러지게 부인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탈레반과 한국정부간 모종의 합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 말처럼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사우디라는 새로운 변수는 주목할 만하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사우디를 방문 중인 상황에서 AIP가 사우디의 중재를 언급했기 때문.



외통부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송 장관이 압둘라 사우디 국왕을 예방한 자리에서 피랍된 우리 국민들의 조기 석방을 위해 사우디가 이슬람 주도국으로서 보여준 노력에 대해 감사하고 이러한 노력을 계속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우디가 피랍자 석방을 위해 모종의 노력을 기울여왔음을 공식 확인해 준 것.

이에 대해 압둘라 국왕은 “탈레반의 행위는 이슬람의 평화, 우의, 자비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및 이슬람 지도자들과 협력해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우디가 할 수 있는 제반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가겠다고 했다”고 외통부는 전했다.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는 이르지만 답보 상태였던 피랍 사태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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