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컨트리와이드에 간접투자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08.2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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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위권 은행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미국 최대 모기지업체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에 2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BOA가 최대 모기지 업체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했다는 소식 만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신용경색 국면이 최악을 지난 게 아니냐'며 안도하고 있다.

BOA는 미 최대 모기지 업체인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의 전환우선주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20억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우선주는 18개월의 매도 금지 기간과 함께 보통주로 전환(주당 18달러)될 수 있다. 보통주로 전환하면 BOA의 컨트리와이드 지분율은 16~17% 정도가 될 전망이다.



◇버핏, BOA 통해 컨트리와이드 투자 의사 표출?
더 흥미로운 것은 이번 투자에 투자의 귀재, 세계 3위 부자인 워런 버핏이 깊히 개입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 6월말 공시를 통해 버핏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는 BOA 지분을 870만주 보유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버핏은 BOA의 주요 주주인 셈이다.



결국 버핏이 주요주주로 있는 BOA가 컨트리와이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것이다. 이는 곧 버핏이 BOA를 통해 우회적으로 컨트리와이드에 손을 댔다는 해석을 낳았다.

위기의 승부사로 통하는 버핏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하게 짓누른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 그것도 업계 1위 업체를 통해 모습을 나타낸 것 자체만으로 시장은 적지않게 안도하는 모습이다. 컨트리와이드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9% 급등했다.

그런데 우연처럼 전날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와 같은 외신에서 버핏이 컨트리와이드를 인수할 수 있다는 소문이 보도됐다. 주가가 올들어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이면서 가치투자의 매력이 발생한 데다 버핏이 특히 금융주를 선호한다는 정황 근거도 제시됐다.
금융주는 버크셔가 투자한 자산의 41%를 차지한다. 버크셔는 또 웰스파고를 보유하고 있는데, 작년 기준 웰스 파고는 미국 모기지시장에서 13.3%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컨트리와이드의 점유율은 15.5%이다.


전날 블룸버그 통신은 컨트리와이드가 버핏이 살 것이라는 소문이 붙은 올들어 6번
째 기업 리스트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컨트리와이드 주가는 올들어서만 49%나 급락해 S&P500 기업중 두번 째로 높은 하락률을 '과시'하던 터였다.

이제 관심은 버핏이 직접 컨트리와이드 투자에 나설 것인가로 모아지고 있다.



◇위기의 컨트리와이드, 극적 회생하나

지난주 이 회사는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어렵게 되자 은행들로부터 115억달러의 신용공여를 얻기도 했다. 1위 업체로서의 체면을 완전히 구긴 것이다.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
급이 강등당했다. 파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BOA의 투자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컨트리와이드의 최고경영자(CEO)인 안젤로 모질로는 이번 투자 이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BOA의 투자로 우리 회사는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재무구조 개선 같은 가시적인 성과와 함께 시장의 인식도 대거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모질로는 "나아가 시장에서의 신뢰가 살아나면 회사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모기지시장 혼란을 거쳐 적지않은 경쟁자들이 퇴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모질로는 BOA와의 합병설에 대해서는 "어리석고 가벼운 것(frivolous)"이라고 답하고 그러나 "서로에거 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서비스는 개척해나가게 될 것이다.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펠 니콜라우스 증권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 브렌들러는 "이번 투자만으로 문제가 다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컨트리와이드가 필요로하면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린 것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BOA의 대규모 투자에 따라 컨트리와이드에 대한 투자의견을 돌연 매도로 변경하고, 상황이 악화되면 파산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한 메릴린치는 자존심을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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