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은 서브프라임 아닌 美 주택시장"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7.08.2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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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뱅크 수석이코노미스트… "주택 가격 상승 신화 깨져"

"본질은 서브프라임 아닌 美 주택시장"


"세계 경제의 진정한 위협 요인은 서브프라임 자체가 아닌 미국 주택시장의 침체다"

23일 방한한 노버트 월트(왼쪽 사진) 도이치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도이치뱅크 리서치 연구소장의 분석이다.

연례 아시아투어 일환으로 한국을 찾은 월트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서브프라임'은 트리거 역할을 했을 뿐 본질적인 배경은 몇년째 계속돼온 주택시장에 대한 과도한 익스포저(exposure)"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10년간 주택가격은 상승한다고만 생각했었다"며 "이러한 생각이 깨지면서 리스크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주 동안 투자자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위험 자산 뿐 아니라 우량 자산까지 파는 패닉을 보였다"며 "패닉이 지속된다면 수익 좋은 기업들의 주가도 떨어질 수 있지만 이는 이론일 뿐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 서브프라임이 직접적으로 실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다.

그는 그러나 "이전부터 주택시장의 버블을 우려했었다"며 "현재와 같은 패닉상태의 행보도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믿음이 깨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주택가격이 상승하지 않으면 미국의 지출여력에 줄게 된다"며 "미국의 지출이 줄면 미국과 교역하는 국가들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러한 지출 감소와 달러화 가치 상승이 겹칠 경우에는 영향은 보다 심각해질 수 있으면 한국의 경우 정보통신(IT) 산업을 중심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 외의 국가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으며 한국도 미국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다각화하는 것이 미국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는 길이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그는 올해를 포함해 앞으로 3년간 글로벌 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요인으로 △미국 주택시장 붕괴로 인한 경제 침체 가능성(30%, 이하 실현가능성) △과도한 G7의 환율, 금리 조정(15~25%) △이란지역 관련 군사충돌 가능성(15%) △중국의 경기 경착륙(10%) △지속적인 인플레이션(5%) 등을 꼽았다.

그는 이같은 위협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가 붕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이유로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금융당국 및 금융회사들의 지급결제 준비 태세 △아랍 러시아 중국 등의 풍부한 유동성 등 3가지를 꼽았다.



그는 "아랍 러시아 중국 등의 자금은 어딘가 투자가 이뤄져야하고 대상으로는 주식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며 "주식을 팔아야 할지 사야할지 묻는다면 사는 쪽"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가능성은 있지만 내년초 쯤에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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