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현대차 i30 "레츠 고, 유럽!"

머니투데이 김용관 기자 2007.08.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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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Life]현대차 'i30'

[시승기]현대차 i30 "레츠 고, 유럽!"


'달라 달라 달라 난 달라!~~'

임수정이 나오는 광고 CM송처럼 현대차의 'i30'는 기존 국산차들과는 정말 달랐다. 디자인이 달랐고, 탄탄한 서스펜션이 달랐고, 뛰어난 핸들링 성능이 달랐다.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쏘나타-그랜저-베라크루즈로 이어지면서 현대차의 자동차 만드는 실력이 한단계 올라섰다는 생각이다.



현대차가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해치백 'i30'의 첫 느낌은 그랬다. i30는 기아차가 유럽에서 생산·판매 중인 해치백 씨드의 형제차종으로, 준중형급에 해당하는 아반떼의 해치백 버전으로 봐도 무방하다.

i30의 전체적인 모습은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다. 씨드가 속이 꽉찬 탄탄한 느낌이었다면 i30는 디테일한 부분에서 스타일리시함을 강조해 세련된 젊은 아가씨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처음 본 디자인이지만 상당히 익숙하다. 바로 BMW 1시리즈의 옆모습과 뒷모습을 부분적으로 차용한 듯하다.

전체적으로 앞뒤 오버행(바퀴와 범퍼까지 거리)이 짧아 날렵해 보인다. 외형은 해치백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커보인다. 길이*넓이*높이는 4245*1775*1480mm로 경쟁 차종인 폭스바겐 골프의 4205*1760*1485mm보다 큰 편이다.

[시승기]현대차 i30 "레츠 고, 유럽!"
베라크루즈와 패밀리룩인 듯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여전히 어색하지만 뒷모습은 경쟁차량으로 삼고 있는 폭스바겐 골프나 푸조 307보다 낫다. 일반적으로 해치백 차량의 뒷모습은 밋밋하지만 i30는 세로배열의 후미등 덕분에 고급스러운 매력을 느끼게 했다.


준중형급이지만 실내 공간은 충분히 확보했다. 실내 크기를 결정하는 휠베이스(앞뒤바퀴축간 거리: 2650mm)가 폭스바겐 골프보다 72mm 길다. 덕분에 뒷좌석에서도 넉넉한 공간을 누릴수 있다.

뒷좌석 시트가 6대4로 나뉘어 접히는 것은 물론, 시트·등받이를 다양하게 접어 넣을 수 있게 만들어 뒷좌석 공간을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실내 디자인과 재질도 수입차와 맞먹을 정도로 고급스럽다. 값싼 재료를 이용해 고급스럽게 보이도록 만드는 현대차의 실력이 뛰어나다. 센터페시아 조명과 계기판 LCD 창의 컬러를 현대차 로고색처럼 파란색으로 통일해 시원스런 느낌이다.

또 젊은층의 취향을 고려해 외부 오디오단자(AUX), 컴퓨터주변기기 연결단자(USB), 애플의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인 아이팟(i-pod) 연결단자 등을 모두 구비한 것도 인상적이다.

[시승기]현대차 i30 "레츠 고, 유럽!"
드디어 i30의 성능을 시험해볼 시간. 시트는 5인승. 세미 버킷 타입인 앞좌석은 국산차 중에서 가장 딱딱하다고 해도 무방할 듯 하다. 시트 포지션이 높아 시야는 좋아졌지만 머리공간은 좁아졌다.



준중형급에서는 사치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키 덕분에 키를 꼽지 않고 바로 시동을 걸었다. 조용하지는 않지만 깔끔한 엔진소리가 i30의 스포티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시승차는 아반떼에 사용된 것과 같은 1.6리터 감마 VVT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이 엔진은 4단 게이트타입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121마력(6200rpm)의 최고출력과 15.6kg·m(4200rpm)의 최대토크를 뽑아낸다.

한밤중 차량이 뜸한 88고속도로를 타자마자 오른발을 끝까지 밟았다. 시속 50km 부근에서 첫번째 변속이 이뤄진다. 이 때 한템포 주춤한 후 튀어나가는 느낌이 낯설다. rpm이 상승하면서 엔진 소리가 다소 거칠어졌다.



[시승기]현대차 i30 "레츠 고, 유럽!"
i30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탓일까. 낮은 rpm에서는 충분한 토크를 내지 못하는 엔진의 특성 때문에 급가속시 속도계의 상승 속도가 더딘 느낌이다. 1600cc 자동변속기 모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시속 90km 부근의 벽을 일단 넘기자 시속 160km까지 쭉 치고 나간다. 자연흡기 엔진답게 가속 페달을 밟는데 따라 점진적으로 추진력이 더해지는 느낌이다.

'i30'의 진가는 코너길에서 드러났다. 스티어링 휠 조작에 정직하게 반응하면서 코너를 들어가고 빠져나오는 '경쾌한' 핸들링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과거 우리나라 차에선 느껴볼 수 없었던 그런 핸들링 수준을 뽐냈다. 탄탄한 하체를 바탕으로 급한 코너길에서도 밀리지 않고 도로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실력이 만만치 않았다.

적당히 딱딱한 서스펜션 덕분에 승차감은 통통 튀는 느낌이다. 요철을 통과할 때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엉덩이에 그 충격이 전달된다.

i30는 '해치백의 무덤'인 우리나라에서 일단 성공적으로 출발했다. 지난달 12일 출시된 i30는 7월에만 1776대가 판매된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판매가 늘고 있다.



폭스바겐 골프, 푸조 307 등 강호들이 즐비한 유럽 시장의 C세그먼트에서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아낼 지 기대된다.

'i30'의 판매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트렌디 1410만원 △디럭스 1485만원 △럭셔리 1555만원 △프리미어 1685만원 △익스트림 185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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