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이어 로스도 '바겐 헌팅' 나선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08.2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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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이어 로스도 '바겐 헌팅' 나선다


가치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에 이어 고위험-고수익 투자를 즐기는 윌버 로스까지 서브프라임 사태를 역이용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부도 직전의 기업을 비롯 '상처' 입은 상품 투자에 정통한 윌버 로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 뛰어들 계획을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신용시장의 극심한 불안이 일정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자들에게 '바긴 헌팅'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로스는 FT와 인터뷰에서 그의 사모펀드 회사인 WL로스가 늘어난 디폴트와 대출업체들의 위기로 얼룩진 서브프라임 시장을 새로운 타깃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WL로스는 35억달러 정도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로스는 특히 서브프라임과 연관된 독일의 2개 중소형 회사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시장에 대한 투자는 모기지시장 투자자, 모기지 포트폴리오, 모기지 업체의 인수 등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며 "서브 프라임은 매우 유익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로스는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대출을 너무 무분별하게 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의 위기는 대부분 아무런 문서조차 없이 대출을 해주는 나쁜 관행 탓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로스는 철강과 석탄과 같은 산업에 투자해 10억달러 정도의 부를 축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파산보호신청에 들어간 어메리칸홈모기지(AHM)에 5000만달러를 빌려줬으며 이는 서브프라임 투자의 출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 발을 담근 수준"이란느 것이다.

그는 서브프라임 투자와 관련 일본 서브프라임 시장에 대한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2000년 파산한 오사카의 모기지업체 코후쿠 은행을 샀는데 3년뒤 높은 수익을 내고 매각했다는 것이다.



FT는 로스의 이같은 계획은 가치를 중시하는 투자자들이 오랜기간 시장 주변을 배회하던 것에서 벗어나 본격 컴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제시했다.
최근 신용시장 경색에 따라 다수의 주가가 기업 가치 이하로 급락, 좋은 기회가 발생해 500억달러의 현금을 운용하기 쉬워졌다고 밝힌 버핏의 견해와 같다는 것이다.

버핏은 최근 주가하락에 대해 "모든게 맞아 돌아간다면 이멜다 마르코스(쇼핑광으로 유명한 전 필리핀 영부인) 보다 더 빨리 돈을 쓸 수 있다"는 비유를 들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버핏이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모기지 업체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을 인수하면 어떻겠냐는 가정까지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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