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가 금리내려도 끝난 게 아니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08.20 14:48
글자크기

WSJ, 신용경색+기업실적 둔화 문제

불과 한 달 전만해도 주식시장은 올들어 12%나 오른 상태였다. 기업이익과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대체로 하반기 실적과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7월 중순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충격, 이로 인한 대형 헤지펀드들의 주식매도 등에 따라 시장은 올해 상승치를 모두 반납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평균치 이하로 생각했던 2/4분기 기업이익이 올해의 고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올 하반기 전망을 할 때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여부는 매우 중요한 변수다. FRB는 이미 재할인율을 인하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금리인하는 투자자들이 올초부터 원하던 것이었지만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면서 아직까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FRB가 금리를 인하해도 3분기와 4분기 실적 둔화의 우려를 모두 해소하는데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온라인판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브프라임 사태는 그만큼 펀더멘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자금관리 컨설팅 기업인 파, 밀러&워싱턴의 대표인 마이클 파는 "다우지수가 언제 올해 고점인 1만4000까지 회복할 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개별 기업중에는 매력이 있는 종목이보이지만 지수는 올해 내내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우지수는 고점에서 6.6% 하락한 상황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신용경색이 하반기 금융업종의 이익을 크게 깎아먹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섹터는 S&P500 대형주 시가총액의 3분1 정도를 차지한다. 투자은행들은 투자에서 손실을 입었을 뿐 아니라 IPO 실적도 신통치 않다. 에너지와 소비재 주식의 경우 둔화되는 이익성장에 따라 상반기와 같은 힘을 실어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익은 꾸준하겠지만 주식 측면에서는 상승 여력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가장 핵심적인 변수는 신용경색이 미국의 소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과연 신용경색과 집값,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같은 소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소비는 기업들의 이익을 미리 보여주는 거울이다.

여기에 달러 가치까지 올해 말까지 계속 떨어지면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은 더 줄어들게 된다. 가뜩이나 유가는 올들어서만 18%나 오른 상황이다.



기업이익은 둔화되겠지만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톰슨 데이터에 따르면 S&P500기업의 올해 3분기 6.1% 증가할 전망이다. 최종 집계가 마루리되면 7% 증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분기 8.1%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3년간 지속된 두 자릿수 성장이 중단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내년까지 두 자릿수 성장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톰슨 데이터의 마크 톰슨은 "과거와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달라스에 있는 호지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크리이크 호지 포트폴리오 매니저(대표)는 "경제가 높지는 않더라도 안정적으로 성장한다면 철도, 정유주 등에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며 "그러나 여전히 모기지시장에 연관이 깊은 금융주는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다우지수의 금융서비스 섹터지수는 7월 중순 이후 12% 하락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