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건설사 진접지구 분양가 '꼼수'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07.08.2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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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함구 일관..소형 700만원 후반, 중대형 920만~940만원선 역대 최고가 신청

남양주 진접지구 분양을 앞두고 시가 건설사의 분양 신청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함구로 일관하고 있어 '고분양가' 비난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분양승인권자인 지방자치단체가 건설사의 분양승인 신청가격 공개를 거부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어서 사실상 남양주시가 수요자보다는 건설사 '편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이 쏟아지고 있다.



20일 남양주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진접지구에서 동시분양하는 7개 건설사들은 지난 16일 분양승인 신청안을 제출했다. 동시분양에 나서는 건설사와 분양물량은 경기지방공사(509가구), 신안(2340가구), 남양건설(443가구), 반도건설(873가구), 금강주택(790가구), 신영(434가구), 신도종합건설(538가구) 등이다.

이들 업체들은 책정된 분양가에 대해선 서로 짰다는 듯이 '공개 불가'라고 답변했다. 중대형 평형은 물론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인 중소형 평형까지도 분양가 승인 신청가격 공개를 거부했다.



동시분양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사에 자사 분양가가 노출되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 업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진접지구 동시분양 7개사 주간사인 신영의 이기재 차장은 "동시분양이긴 하지만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분양가에 대해선 서로 민감해 한다"며 "20일 열리는 분양가자문위원회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분양승인권자인 남양주시의 답변은 업체 입장을 대변하는 분위기였다. 진접지구 인허가를 맡고 있는 남양주시 주택과 김효겸 팀장은 "7개사가 한꺼번에 분양 승인 신청을 했기 때문에 평균 분양가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을 못했다"며 가격 공개를 꺼려했다. 그 역시 "20일 열리는 분양가자문위원회의 권고안을 참조하라"며 업체들 답변과 똑같은 입장을 취했다.


문제는 진접지구 동시분양업체들이 한달 전부터 24일 분양개시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불과 1주일 남겨놓고 주변시세보다 높은 '고분양가'에 분양신청을 했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업체들이 신청한 분양가는 당초 언론에서 예상한대로 전용면적 85㎡(25.7평)미만 중소형 평형의 경우 3.3㎡당(평당) 780만~790만원대, 85㎡초과 중대형 평형은 920만~940만원대"라고 밝혀 진접지구 주변시세보다 높게 책정했음을 시인했다. 경쟁사를 의식해 노출를 꺼려한다는 업체들의 분양가도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이는 불과 한달전 주변에서 분양한 업체들보다 비싸다. 동부센트레빌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85㎡(25.7평)의 경우 3.3㎡당 700만원대 중반, 중대형 평형은 800만원 초반대였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공공택지인 진접지구가 3.3㎡당 700만원대 이상이면 고분양가라는 지적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 아닌 중대형 평형의 경우도 한달 전 분양 아파트보다 비쌀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고분양가' 책정에도 불구하고 분양개시를 예고한 24일에 맞춰 분양승인 신청기한 5일(공휴일제외) 전인 16일에 신청한 업체들의 '자신감' 에 의아해 하고 있다. 업체의 '부풀리기 분양가'에 '생색내기 인하 권고'로 분양가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자문위원회를 통해 분양가 인하 권고안이 내려지더라도 24일 분양개시를 약속한 만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 않냐"라고 말해 이 같은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앞서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던 도농지구 아파트 분양가도 분양가자문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선례가 있어 수요자들의 정서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남양주시가 이번엔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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