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마감]코스닥, '날개' 없는 추락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7.08.1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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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종목수 역대 최대..하락률 4번째

16일 '서브프라임 쓰나미'에 휘말린 코스닥지수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었다. 그동안 외국인의 매도물량을 소화해내며 '날개' 역할을 했던 개인들마저 투매에 합류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개인과 외국인이 매도공세를 펼친 코스닥지수는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까지 동원됐지만 낙폭을 줄이지는 못했다.

16일 코스닥지수는 77.85포인트(10.15%) 급락한 689.07로 마감했다. 오전중 690~700선에서 횡보하며 반등을 시도했으나 전환점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채 오후2시18분 이후 690선마저 밀렸다. 신용경색 우려가 국내 증시를 강타하면서 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코스닥시장이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외국인이 263억원을 순매도하며 4일 연속 매도세를 이었고 이틀간 515억원 순매수했던 개인도 이날 320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기관이 390억원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동안 코스닥시장은 개별종목 장세로 해외발 악재인 '서브프라임 쓰나미'에 대항하는 양상이었으나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293개 종목이 매물 폭탄을 맞아 하한가를 기록했다. 약세장에서 기세를 높이던 대선, 남북경협, 자원개발 등 '테마주'들도 일부를 제외하고 급락했다.



엠피씨 (359원 ▼175 -32.77%), EBSI (0원 %) 등 일부 종목들은 인수합병(M&A) 등 개별호재로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대부분 종목들이 하락했다. 상한가 9개를 포함한 상승종목은 42개였던 반면, 하한가 293개를 포함한 하락 종목수는 938개에 달했다. 하락 종목수와 하한가 종목수 모두 역대 최다 기록이다.

지수 하락폭은 사상 네번째로 컸다. 역대 최대 하락률은 '9·11 테러' 당시(2001년 9월12일) 기록한 11.59%다.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것도 2006년 1월23일 이후 사상 두번째다. 이날 코스닥시장은 여러 기록을 남겼다.

IT벤처(11.16%), 디지털컨텐츠(10.51%), 소프트웨어(10.61%), 컴퓨터서비스(10.22%), 반도체(11.93%), IT부품(10.78%), 출판·매체복제(11.57%), 제약(12.66%), 비금속(11.88%), 금속(13.1%), 의료·정밀기기(11.9%), 운송장비·부품(12.57%), 건설(10.22%), 운송(10.62%), 금융(13.11%) 등 대부분 업종이 10%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특히 상반기 주도주였던 코스피의 조선, 증권주의 폭락 영향으로 코스닥의 관련 부품·기자재 업체들의 낙폭이 컸다. 성광벤드 (14,750원 ▲380 +2.64%), 태웅 (15,190원 ▲40 +0.26%), 현진소재 (7원 ▼7 -50.00%), 용현BM (1,353원 ▲1 +0.07%), 대선조선 (0원 %), 오리엔탈정공 (4,200원 ▲75 +1.82%)은 하한가를 기록했고 이들이 속한 금속(13.1%)과 운송장비·부품(12.57%) 업종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키움증권 (132,000원 ▲400 +0.30%), 이트레이드 (4,590원 ▲40 +0.88%)증권이 하한가를 기록한 금융업종도 13.11% 하락했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종목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희석되면서 개인들이 투매에 합류했고 이들의 매물 직격탄을 맞아 하락폭이 커졌다"며 "오늘같은 하락폭은 아니겠지만 여진이 있을 수 있고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 가장 큰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추라하락시 저점매수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으나 지금 하락이 끝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한꺼번에 매수하는 대신 신중하게 분할매수하는 전략을 택하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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