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확인사살' 증시 '셀-오프'

국제부 2007.08.1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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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서 새로운 이슈는 많지 않았다. 메릴린치가 미국내 1위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에 대한 등급을 매도로 떨어뜨렸다는 뉴스가 있었다. 컨트리와이드 주가는 이미 최근 한달새 절반이나 폭락한 상태였다. 메릴린치의 리포트는 '확인사살' 정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반응은 예상보다 컸다. 미증시는 막판 '투매'(셀 오프)가 나오며 전강후약을 그리며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1.3% 떨어지며 1만3000선을 이탈했다. 엔캐리 청산이 지속됐으며 국채는 강세를 지속했다.



우량한 모기지시장, 신종 기업어음(ABCP)으로 서브프라임 신용경색이 확산되고 있다. 안전한 단기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돈이 몰리며 잔고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증시는 이런 국면에서 가장 낮은 선호도를 보일 수 밖에 없다. '매도 클라이맥스'를 향해 나아가는 흐름이다.

◇1위 모기지업체 매도로 강등
미국 1위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이 15일(현지시간) 13% 급락했다. 올들어 이미 절반이나 폭락한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강한 조정이 온 것이다. 메릴린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메릴린치는 이날 이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내렸다.



메릴린치의 케네스 부르스 애널리스트는 "신용경색으로 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컨드리와이드의 경우 마진콜 위험이 증가하고 강제로 자산을 매각해야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는 다시 이 회사의 영업상황을 더 힘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회사의 현금조달 능력을 불신하기 시작한다면 사실상의 파산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는 언급도 덧붙였다.

그는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컨트리와이드 주가는 더 많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루스는 펀드들이 보유한 모기지를 제2의 시장에 매각하는 일이 매우 빨리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컨트리파이낸셜의 경우 여전히 운용자금을 조달하는 기회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단기 조달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이 회사의 주가에는 부담스럽다"고 예상했다.


한편 KKR 파이낸셜 홀딩스도 모기지 자산 51억달러 매각에서 4000만달러의 손실을 봤다는 소식에 24% 급락했다.

또다른 모기지 업체인 스코티쉬 리도 프라임 신용등급이 아닌 모기지 자산이 31억달러에 달한다는 고백에 24% 미끄러졌다.



◇MMF잔고 사상최고..안전자산에 자금 쏠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로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 지난주 미국의 MMF잔고가 전주 대비 703억달러 늘어 2조6810억달러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신용 경색으로 회사채 시장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극대화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전한 MMF로 자금이 몰린 현상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3개월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 89년 10월 13일 이후 일 최고 하락률을 기록했다. 15일(현지시간)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미 동부시간 오후 5시16분 현재 전일 대비 0.54%포인트 하락한 4.087%를 기록해 하루 하락률로는 18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금리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6% 포인트 하락한 4.29%를 기록해 지난 2005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FRB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국채를 대거 매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튼반스매니지먼트의 채권 전략가는 "신용 경색 위기 상황이 끝날때까지는 국채에 대해 롱 포지션을 권한다"고 말했다.

◇주택 판매 극심한 부진..실물 경기 침체

주택 시장 침체와 서브프라임 위기로 미 주택업자들의 심리도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브프라임 부실 여파로 미국의 주택판매가 4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분기 미국의 주택판매가 연율 591만채로 2003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기간 주택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1.5% 떨어진 22만3800달러로 나타났다. 149개 대도시 가운데 3분의 1인 50개 지역에서 주택 가격이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 1분기(-1.8%)보다는 가격 하락속도가 다소 둔화됐다.

NAR의 이코노미스트 로렌스 윤은 "최근 모기지 시장 부실로 당분간 주택 매매가 억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기지 채권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이후 70개가 넘는 모기지업체와 6개 헤지펀드가 무너졌다.

주택건설업협회(NAHB)는 7월 웰스파고/NAHB 주택시장 지수가 전월 24에서 22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991년 1월 이후 1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당시는 주택 시장과 실물 경제가 모두 불황에 있던 시기다.

뉴욕 4캐스트의 데이비드 슬로언 이코노미스트는 "서브프라임 위기는 주택 시장에 새로운 하방 압력을 추가했다"면서 "앞으로도 침체가 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웰스파고/NAHB 주택시장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주택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나타내는 심리 지수이다.

◇엔캐리 청산..주식시장 옥죈다

15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신용경색 확산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매력이 줄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관측이 이어졌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오후 5시 15분 현재 달러 가치는 엔화에 대해 전일대비 0.6% 떨어진 116.81엔을, 유로화에 대해선 0.6% 밀린 1.3459달러를 기록중이다.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선 1.9910달러로 0.2% 내림세다.

이날 발표된 물가 및 제조업 지표는 모두 월가 기대를 웃돌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악재가 또 다시 나타나면서 투심을 짓눌렀다.

ABN암로는 "신용경색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일본 경제에 대한 자신감보다는 엔캐리 청산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엔화가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수석 환율 스트래지스트인 로날드 심슨은 "최근 수주 동안 엔-달러 환율과 다우지수의 관련성은 80~9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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