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자원개발사 '돈먹는 하마'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7.08.15 18:10
글자크기

올 상반기 자원개발사 6720억원 유상증자.. 전체 유상증자 25% 달해

'코스닥 자원개발사업은 돈먹는 하마'

코스닥시장을 통해 조달된 자금이 '자원개발' 테마로 끊임없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증권예탁결제원의 올 상반기 상장사 유상증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코스닥 자원개발사들이 유상장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6720억원이었다. 코스닥상장사들의 총 유상증자 조달금액은 2조6646억원으로 조달금액 중 약 25% 가량이 자원개발을 위해 공모된 것이다.



자원개발 사업을 위해 가장 많이 증자를 단행한 기업은 에이로직스 (1,163원 ▲3 +0.26%)로 에이로직스는 총 490억원 규모 426만1394주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와이브로중계기용 모뎀모듈 설계업체 에이로직스는 지난 4월 한국전력 고문변호사 출신 김대희씨가 인수후 에너지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유상증자에는 허경수 코스모 회장이 103억원 출자, 10.8%의 지분을 확보하며 2대주주로 올라섰다.



에이로직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대전열병합 주식회사 지분을 150억원에 인수했으며 캄보디아 육상광구 개발 참여를 밝히기도 했다. 또한 최근엔 국내 자산운용사 등과 함께 3000억원 규모의 에너지펀드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99년 닷컴 기업, 2005년 바이오 엔터업체가 코스닥시장의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다면 2007년에는 자원개발 업체가 그 바톤을 이어받은 형상이라는 분석이다.

자원개발사업은 막대한 자금이 드는데다 대기업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는 점 등을 고려, 코스닥 업체간 선별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도네시아 석탄공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모라리소스(옛 더히트)는 상반기에만 세번이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자원개발 사업계획이 단편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자원개발 내용을 위한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가 자금조달 목적을 변경한 사례도 있다. 네스테크는 지난 5월 카자흐스탄서 금과 구리탐사에 주력하고 있는 프론티어마이닝에 139억원을 투자할 것이라며 39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하지만 6월말 경영참여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된다며 자금조달 목적을 변경했다.



네스테크 (0원 %)는 또 에너지개발 사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구조조정 컨설팅사 오빌홀딩스에 30억원을 투자했다 석달만에 34억200만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네스테크는 오빌홀딩스의 파격적인 투자로 주목받으며 이 기간 동안 4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네스테크의 14일 종가는 2005원이다.

박정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자원개발이 미래사업으로 정부의 강력한 정책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업 특성상 불확실성이 많다"며 "자원개발이 해외에서 많이 이루어지는 탓에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경영진이 투명하고 자금력을 갖고 있으며 해외경험이 풍부한 회사들의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미노로직스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