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강행장, 연임가능성 어느정도?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7.08.1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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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말 임기가 끝나는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인물이 국내 최대은행을 이끌게 될 것인가.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16일 평가보상위원회를 열고 차기 은행장 선임계획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다. 이사회 평가보상위원회는 은행장 후보군의 자격기준 및 후보대상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외이사들이 모여 이같은 논의를 하는만큼 사실상 행장추천위원회가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한 셈이라는 것이 정통한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은행 이사회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철저히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이날 한 국민은행 사외이사는 "사외이사들이 차기 행장선임 과정에 대해 외부에 전혀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그는 "평가보상위원회가 행장선임 문제만을 다루는 것은 아니다"라며 차기 행장 선임에 대한 준비작업에 착수했음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이같이 본격적인 후임행장 인선이 본궤도에 오른 만큼 강 행장의 연임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단 금융권은 최근 시중은행장들이 대부분 연임에 성공했고, 행추위의 주 구성멤버인 사외이사들이 사실상 강 행장과 한 배를 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의 연임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주와의 관계도 연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강 행장은 지난 3년간 신중한 모습으로 은행의 건전성을 크게 높이며 자산 221조원의 국내 최대은행을 무리없이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주당 3650원의 높은 현금배당을 실시, 외국인 주주들로부터 '정말 고맙다'라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

또 금융감독당국과의 관계도 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강 행장은 금융감독당국이 선호하는 은행권 CEO"라며 "무리한 자산경쟁보다는 건전성 측면에 무게를 두고 국내 최대은행을 경영해 온 터라 감독당국과 코드가 가장 잘 맞는 인사로 분류된다"고 전했다.

이밖에 투자은행(IB)업무가 은행권의 관심사로 떠오는 이 시점에서 강 행장만큼 IB에 정통한 경영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일단 플러스 요인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황만을 놓고 그의 연임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내부직원인 노조의 반대와 최근 경쟁은행의 맹추격에 주춤거리는 국민은행의 실적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국민은행 노동조합이 강 행장의 연임을 반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국민은행 노조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내부방침을 정하지 않았지만 (연임을) 반대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며 "강 행장이 조직에 이렇다할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강 행장이 취임할 당시 우리ㆍ신한은행과 자산규모 차이가 100조원에 달했는데 이제 다 따라잡혔고 오히려 수익성 측면에서 역전됐다"며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했고 확실한 리딩뱅크 자리도 지키지 못하는 등 그가 마땅히 해 놓은 것이 없다"며 연임반대 이유를 밝혔다.

앞으로 국민은행 노조는 행추위 멤버에 종업원 대표 1명을 포함할 것을 사측에 요구할 예정이다.

이밖에 올 상반기 실적이 국세청 법인세 추가납부 지출 등 악재로 다소 저조한 점도 강 행장의 연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최대은행이라는 상징성과 절대 주주가 없다는 구조를 감안할 때 차기 국민은행장 인선은 청와대와 정부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누가 차기 행장이 될 것인지 점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현재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는 강 행장 외 황영기 전 우리금융회장, 최명주 전 교보증권 사장, 민유성 리먼브러더스 한국 대표, 정문수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진동수 전 재정경제부 2차관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측 지분이 없는 국민은행에 관(官)계 인사가 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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