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월가은행들 장부 전격 조사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7.08.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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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촉발된 신용 경색 우려가 2라운드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이 관련 손실을 숨기고 있지는 않은지 미국 증권 당국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 10일 보도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관계자에 따르면 SEC는 현재 증권사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자산의 가치를 내부적으로는 다르게 평가하고 있지는 않은지, 특히 헤지펀드 자산에 대한 평가 방식을 조사중이다.



증권사들이 파장이 지나치게 확산될 것을 우려해 손실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어 2중 장부 유무를 신속히 판단, 투자 실적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제고해 사태 확산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생각이다.

SEC는 우선 월가 시총 상위 5개 회사와 주요 대형 증권사들을 조사할 방침이다.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 등이 우선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최근 일부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손실 보고에 의구심을 던져 왔다. 기업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나 부채담보부증권(CDO)으로 손실을 입었는지, 그렇다면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를 100%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다.

폭스-피트의 데이비트 트론 애널리스트는 "일부 기업들은 손실 규모에 대해 투명하지 않다"며 "일부 손실이 증발해 버리곤 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SEC의 조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음에도 실제 대규모 손실을 보고한 대형 기업들은 몇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SEC의 의도와 관련, 실효성을 의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주식이나 채권과 달리 서브프라임 자산은 즉각적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정확한 가격 산정이 쉽지 않다는 이유.

펀드매니저들은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수익과 손실을 계산하고 세부사항은 종종 공개하지 않고 있다.



피앤알(P&R) 컨설팅의 앤 루트리지 대표는 "자산유동화증권(ABS)과 CDO의 가치가 어떻게 매겨지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이것이 시장의 진짜 문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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