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 '토론회' 횟수 논란···눈치보는 선관위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07.2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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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측 "TV토론 4번 너무 많다"..朴측 "토론 자신없어 원칙깨나"

한나라당의 '빅2'가 또 싸운다. 이번엔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동안의 'TV합동토론회' 횟수가 문제다.

대략의 합의는 이뤄졌다. 당 경선관리위원회는 오는 21일부터 경선일(8월19일)까지 30일간의 경선 운동 기간 중 모두 4차례의 토론회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상태.

그러나 이명박 후보측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엉클어졌다. 이 후보측은 5인 후보 합동 토론회 한번, 박근혜 후보와의 일대일 토론 한번 등 총 두 차례로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반해 박 후보측은 선관위의 기존 결정대로 토론회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



난감한 건 선관위다. 양측 모두 캠프의 주장이 그대로 관철돼야 한다며 한 발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

한나라당 선관위는 20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후보측의 토론회 횟수 제한 주장을 검토, 논의했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양쪽의 눈치를 보다 심판으로서의 책무를 하지 못한 셈이다.



박관용 위원장이 이 후보측 박희태 선대위원장과 접촉, 오는 21일 제주에서 열리는 첫 토론회를 예정대로 진행키로 한 정도가 성과다.

선관위는 오는 주말을 이용해 양캠프측과의 협의를 거친 후 23일 다시 회의를 열어 향후 토론회 일정을 최종 조율키로 했다.

선관위 최구식 대변인은 "당내 경선이 아니라면 정해진 대로 강행을 해도 별 문제가 없지만 문제는 당의 좋은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이라는 사실"이라며 "경선을 좋은 분위기에서 진행하는 게 대전제가 돼야 하므로 각 캠프의 입장을 듣고 좋은 결론에 도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토론회 일정 조율은 쉽지 않은 과정이 될 전망이다. 양측이 공히 '양보 불가'를 천명하고 있는 탓이다.

이 후보측은 21일 제주 토론회를 계획대로 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존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토론회를 두 차례 줄여야 한다는 것과 8월10일 이전에 토론회를 모두 마쳐야 한다는 것을 선관위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캠프의 장광근 대변인은 "30일 간의 선거운동 기간 중 후보 합동연설회가 13차례인데 토론회도 4차례나 된다"며 "이렇게 될 경우 경선의 효율성을 기하기는커녕 후보들을 힘들게 해 효율성이 되레 저해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토론회를 전면 거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박 후보측은 '원칙을 또 깨려한다'며 이 후보 측을 비판했다. 박 후보 캠프의 김무성 조직총괄본부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당 경선일정을 뒤흔들고 당을 좌지우지하려는 위험한 발상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이 후보측의 이의제기로 5번이던 TV토론회를 4번으로 줄였음에도 왜 자꾸 정해진 룰에 대해 시비를 걸고 깨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4번의 정책토론회가 TV로 생중계되고 난 뒤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에 비해 훨씬 높은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는 평을 내놨다.

이어 선관위의 토론회 횟수 조정시 수용 여부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로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TV토론을 안하겠다는 것은 본선에서도 안하겠다는 것으로 선관위가 이 후보를 나무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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