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떠난다면?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7.07.0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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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IT) 업계에서 '애플'과 '혁신'은 동의어로 통한다. 음악 플레이어 시장의 선두주자 '아이팟'(iPod)이 그랬고 29일 인기리에 출시된 '아이폰'(iPhone)도 애플의 혁신을 상징한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떠난다면?


그 혁신의 중심에는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잡스가 떠나있을 때 애플은 고전했고 잡스의 복귀와 동시에 애플은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즉 '스티브 잡스=애플=혁신'이라는 공식이 성립한다.



◇ 스티브 잡스 프리미엄

스티브 잡스는 애플 창업 후 몇 년 지나지 않아 1983년 존 스컬리 전 펩시 CEO를 영입했다. 잡스는 그러나 스컬리에 의해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 나는 수모를 감내해야 했다. 그가 애플을 떠난 12년간 애플의 점유율은 현격히 떨어졌다.



1996년 잡스가 애플에 복귀했을 때 애플 주가는 4달러대였다. 그는 맥킨토시 시스템을 개선하고 음악 재생기 아이팟을 출범시키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애플은 아이팟 판매 호조에 힘입어 음악 플레이어 시장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2001년 10월 23일, 아이팟이 출시된 날 애플 주가는 8.41달러였다. 작년말 애플 주가는 85달러로 마감, 5년새 900%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애플 주가는 현재 아이폰에 힘입어 또다시 상승세다.

아메리칸 테크놀로지 리서치의 쇼 우 애널리스트는 "잡스 프리미엄은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 잡스가 애플을 떠난다면?

잡스는 올해 52세로 은퇴할 나이는 아니다. 그러나 그가 3년 전 암 수술을 받았고 증권감독위원회(SEC)의 스톡옵션 비리 혐의로 조사가 예정돼 있어 잡스의 퇴진론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쇼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현 경영진 내에서 자질을 갖춘 적절한 인사를 내세울 것이라고 믿으면서도 "애플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실제 입증됐다. 지난해 8월 애플이 스톡옵션 문제로 증권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을 때 애플 주가는 그주에만 11% 하락했다. 당시 애플은 일부 사실을 인정, 잡스가 CEO에서 물러날 것이란 우려가 투심을 위축시킨 것이다.

보이든의 IT 부문 부대표인 네일 심스는 "애플에 있어 잡스의 역할은 중요하다"며 "그는 애플에 혁신적 영감을 불어 넣고 이는 다른 CEO에게서 복제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 잡스의 대안은 없나

업계 전문가들은 잡스의 대안으로 애플내 2명을 거론한다.

2005년 10월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선임된 팀 쿡이 첫번째. 쿡은 현재 맥킨토시 사업부를 진두지휘하며 잡스와 함께 애플의 전체적인 진로를 설정하고 있다. 그는 2004년 잡스가 췌장암 수술을 받았을 때 수개월간 잡스를 대신했다.



경영자로서 쿡의 자질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애플이 2대 핵심 사업으로 꼽는 마켓팅과 브랜드 분야에 있어 그의 경력은 일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쿡의 잠재적 경쟁자는 글로벌 마켓팀 부문 부사장인 필립 쉴러다. 쉴러는 미디어에 정통하기로 유명하다. 쉴러는 애플 제품의 개발, 마켓팅, 홍보를 책임지고 있다. 그는 애플을 대중에 판매하고 애플 문화를 개발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잡스가 병실에 있을 때 '애플 파리 엑스포'에 참석해 기조 연설을 하고 새롭게 디자인한 아이맥(iMac) 컴퓨터 버전을 직접 공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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