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버블의 시대에서 추세의 시대로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2007.06.1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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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학의 시황분석]내년 초 980까지 상승

버블시대 이후 사상최고치 경신 - 내년 초까지 980 상승 예상
코스닥시장이 2004년 이후 최고치였던 760를 돌파했다. 2006년 1월에 기록한 최고치를 1년 반 만에 경신한 것이다. 비록 코스피에 비해 경신기간이 길었지만, 코스닥시장의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즉, 1997년 시장개설 이후 사실상 코스닥시장은 버블형성기과 버블붕괴기를 약 8년간 거쳤다. 특히 2000년 이후 5년간의 버블붕괴기에는 고점대비 약 90%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저점을 경신하여 사실상 시장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버블이 형성되고 다시 버블붕괴가 마무리된 2004년 7월을 코스닥시장의 진정한 출발점으로 보아야 한다. 2004년 이전에 지수상승을 이끌었던 상당수의 기업이 이미 퇴출되었거나 거래소시장으로 이전해 지수의 연속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시장의 질적 측면에서 시장의 중심축이 실적과 가치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7월 이후 상승과정 속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으며, 이에 따라 실질적인 장기상승의 출발점은 장기이격도가 중기이격도를 넘어서기 시작한 2006년 7월로 판단된다.



코스닥시장은 밸류에이션측면에서도 매력적인 시장이 되어가고 있다. 2000년 초 코스닥시장 대부분 기업의 PE는 과도한 수준이거나 (-)를 보였다. 이후 버블이 붕괴되면서 PE는 극단적인 변동을 보였으며, 2004년 이후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기 시작했다. 코스피와 비교한 밸류에이션 갭(Valuation Gap)을 보면 2005년 주가 상승기에 과도하게 벌어졌으나 2006년에는 재차 감소하고 있다. 이는 코스닥시장의 주가하락 뿐 아니라 이익증가폭이 컸기 때문이다.

2007년에는 이익증가로 Valuation Gap이 더욱 줄어드는 가운데 안정적인 주가상승이 예상되는데, 이로써 코스닥시장은 버블의 시대에서 추세의 시대로, 더 나아가 Valuation이 매력적인 시장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버블의 시대에서 추세의 시대로


꾸준히 그러나 집중도 높은 상승국면 진행 중
최근 코스닥시장의 상승과정에서 가장 큰 특징은 과열징후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연초 이후 코스닥지수가 27% 상승하는 동안에 한번도 극단적인 과열신호가 발생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코스닥시장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코스피를 크게 아웃퍼펌(Outperform)하며 과열시그널이 나타나는 것이 과거 10년간 코스닥시장의 특징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지난 2월 일시적으로 수익률이 높았던 것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코스피대비 언더퍼펌(Underperform)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수급적인 측면에서 지난 4월까지 이어진 기관의 보유비중 축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외국인이 지난 1월 이후 꾸준히 매수세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4월 이후 기관의 매도세가 주춤해지면서 코스피와의 상대수익률 갭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코스닥시장의 매매중심축인 개인의 극단적인 쏠림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 과열이 발생하지 않은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보여진다.

코스닥시장의 실질적인 매수에너지를 측정하는 Net-Buying Power를 보면 지난 3월을 저점으로 빠르게 증가한 후 일정수준에서 매수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06년 1월 이후 줄어들었던 매수에너지가 증가세로 반전한 후 꾸준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코스닥시장의 중요한 상승확산지표인 (정배열-역배열)지수도 지난 4월에 최고수준을 기록한 후 지수상승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하락하여, 차분하지만 집중도 높은 상승국면이 진행 중임을 보여주고 있다.

코스닥, 버블의 시대에서 추세의 시대로
테마중심에서 실적과 가치중심으로 질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추세적 강세를 지지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원인은 시장의 질적 변화이다. 코스닥시장이 개설된 1997년 이후 코스닥의 주인공은 소위 '테마주'라고 불리던 주식들이었다.

그러나 2000년을 전후로 하여 형성된 코스닥의 버블이 5년간 붕괴되면서 '테마주'는 코스닥시장의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다. 2004년 역사적 저점을 형성한 후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되었으며 최근 들어서는 실적과 가치측면에서 우량한 기업중심으로 시가총액상위 종목군들이 재편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규모별 상대수익률 추이를 보면 이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2004년 상승국면에서 코스닥시장의 중형주인 MID300지수(+25%p)와 소형주인 SMALL지수(+10%p)가 시장대비 아웃퍼펌(Outperform)한 반면 대형주인 KOSDAQ100은 -19%p로 크게 언더퍼펌(Underperform)했다. 이러한 흐름은 2005년 상승국면에서도 그대로 나타나 중소형주에 주로 분포되어 있는 테마주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2007년 들어와서는 이러한 현상이 극명하게 역전되고 있다. 즉, 연초이후 코스닥시장이 27% 상승하는 동안 대형주와 중소형주간의 상대수익률의 격차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시장의 중심축이 테마주 중심의 중소형주에서 실적과 가치중심의 대형주로 이전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2005년 상승국면에서 시가총액 상위 20위 중에서 코스닥지수를 아웃퍼펌(Outperform)한 종목은 휴맥스 등 단 세 종목이었으나 2007년 이후의 상승국면에서는 서울반도체 등 무려 8개 종목이 아웃퍼펌(Outperform)하고 있다.

이제 코스닥시장은 과거와 달리 테마중심이 아니라 실적과 가치중심으로, 중소형주가 아니라 대형주로 질적 변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코스닥, 버블의 시대에서 추세의 시대로
한 단계 Level-Up이 진행 중인 코스닥시장
코스닥시장은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장기추세의 전환, 수급의 안정성, 시장의 질적 변화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코스닥시장의 주요 매도주체였던 기관들마저 내부적으로 투자비중조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정국면이 진행되었던 2006년 초부터 2006년 7월까지 위험자산 회피현상으로 대형주가 선호되면서 투신권의 코스피 대형주의 투자비중이 70.5%에서 82.9%로 빠르게 증가하였으나 이후 점차 투자비중이 줄어들어 지난 4월에는 80.1%로 감소하고 있다. 반면 코스피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신권의 투자비중은 지난해 상반기에 큰 폭으로 줄어든 후 하반기부터 일정수준을 유지하다가 올해 3월 이후 완만하지만 상승세로 반전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주식시장의 안정세로 중소형주 및 코스닥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줄어든다면 기관의 코스닥시장 투자비중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버블의 시대에서 추세의 시대로
현재 코스닥시장은 약 1년 반 동안 진행되어오던 540~760의 밴드를 벗어나면서 새로운 수준으로 레벨업(Level-Up)하고 있다. 이미 장기 상승추세로 진입한 상황에서 버블시대 이후 사실상의 사상최고치인 760를 넘어섬에 따라 코스닥시장의 중기 상승흐름은 적어도 내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질적 변화로 우량한 시가총액 상위종목군의 시장선도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지수도 최소한 980 수준까지의 상승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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