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이 이들 장관급 이상 고위인사들을 만나 펼치는 경영활동은 자연스럽게 세계속에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민간 경제외교로 연결된다.
최 회장은 특히 에너지 외교를 위해 수시로 중동을 찾고 있다. 지난 3월 초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사장을 만나 안정적인 원유 공급에 대해 논의한 데 이어 3월 말에도 4박 5일간 대통령의 중동 순방길에 동행했고 곧이어 4월말에 중동을 또다시 찾았다.
우리나라 원유의 대부분이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눈에 보이는 친교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단적인 예가 SK㈜와 쿠웨이트간의 관계다. SK㈜는 19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최초로 쿠웨이트와 원유거래를 재개해 우정을 과시했고 이에 대한 화답으로 쿠웨이트는 1997년 IMF(외환위기) 당시에도 SK㈜와의 거래조건을 악화시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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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의 에너지 외교는 SK의 석유·가스 매장량 확보로 이어진다. SK㈜가 보유한 석유및 가스 매장량은 SK가 해외 자원 개발에 나선지 25년만인 지난 1분기에 최초로 5억 배럴을 돌파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8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분량(하루 220만 배럴 사용)이다.
특히 최 회장이 본격적으로 해외 자원개발을 이끌기 시작한 이후인 최근 3년간 SK㈜가 확보한 원유매장량은 전체 보유 매장량의 50%를 웃돈다. SK가 2대에 걸쳐 '무자원 산유국'을 향해 품었던 꿈의 실현을 최 회장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 회장의 행보는 단순히 석유 등 자원 확보를 위한 에너지 외교에 머물지 않는다. 원유 대량 구매와 자원개발 등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과 이동통신사업을 하고 있는 국가를 상대로 직·간접적인 엑스포 및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
"기업시민으로서 국가적 대사에 팔을 걷고 나서라"고 임직원들에 독려했던 것을 최 회장이 직접 행하고 있는 것이다.
최 회장은 중국 원자바오 총리, 쿠웨이트 바더 미샤리 후마이디 재무장관, 사우디 아브라함 나이미 석유장관 등 10여명의 장관급 이상 인사들을 만나 동계올림픽과 엑스포에 대한 지지를 요청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 냈다.
이밖에도 최 회장은 SK (207,000원 ▼12,000 -5.5%)가 중국의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TD-SCDMA 기술개발의 유일한 해외 협력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 IT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높였으며, 이는 미국과 베트남으로 이어져 한국이 정보통신 사업에서 보유한 역량을 발휘하도록 했다.
최 회장은 환경오염과 빈부격차의 대물림 심화 등 글로벌 아젠다의 해결을 위해서도 발벗고 나서고 있으며 이러한 사업이 남긴 한국인과 한국기업에 대한 인상이 한국에 대한 호감으로 되돌아 오고 있다.
최회장은 2005년 총 14회, 39박 40일을 해외에서 보냈지만 지난해에는 17회에 67박 85일로 늘어났다. 올 들어서는 5월말까지 40여일 이상을 해외에서 체류하고 있다. SK가 글로벌 사업비중을 높이고 있는 만큼 최 회장의 민간 경제사절 행보는 앞으로도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