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예방한 孫, 범여 대권주자 '도장찍기'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05.20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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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교감설' 다시 수면위로..햇볕정책 '계승자' 재확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범여권 대권주자로서 '대세론' 굳히기에 나선 걸까.

손 전 경기지사가 20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날 오후 3시 김 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동교동 자택을 직접 찾아갔다. 지난 9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북한 평양을 방문한 결과를 설명하기 위함이다.

'한반도평화경영전략'이라는 전향적 대북정책 공약을 토대로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후 부쩍 '평화' 문제에 천착해 온 손 전 지사. 햇볕정책의 '창시자', 한반도 평화의 '전도사'이자 범여권의 '정신적 지도자'인 김 전 대통령.



이런 상징성만으로도 이들 사이의 만남에 적잖은 의미가 부여됐다. 최근에는 대북정책을 매개로 한 'DJ-HQ' 교감설까지 등장한 터여서 상징성이 더해졌다.

손 전 지사는 최근 '선진'과 '평화'를 기치로 한 정치세력화의 길목에서 부쩍 '호남'에 부쩍 공을 들여왔다. 김 전 대통령 예방이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런 상황 논리 덕인지 두 사람의 면담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대북 문제를 '고리'로 외교정책, 국가 경영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이 오갔다.

면담이 시작되자마나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이 손 지사에게 적극적인 자세인 거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손 전 지사는 "제가 (경기 지사 시절에) 한 벼농사 시범사업 등이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구체적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북한이) 높이 평가하는 것 같았다"고 화답했다.

손 전 지사는 특히 "김 전 대통령의 집권시절인 한나라당 때부터 '햇볕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며 DJ와의 정치적 '인연'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방북 결과를 설명하면서 "(미국이) BDA 문제만 해결하면 (북한이) 2.13합의를 지키겠다고 하더라"고 전하고 "남북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해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도 재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도 지난 17일 남북철도 연결 시험운행을 거론하며 "남북철도가 러시아로 연결되면 유럽으로 가는 철의 실크로드가 되는데 북에 외국자본 들어옴으로써 북에도 좋고, 한반도가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물류거점이 될 것"이라면서 대북 포용정책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1시간10분간의 면담이 끝난 뒤 "김 전 대통령과 남북문제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 국가 경영의 길, 외교의 중요성, 법과 질서, 국민의 위대한 힘, 한국의 민주주의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며 "김 전 대통령께서 애정을 갖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한편, 손 전 지사는 오는 21일부터 5박6일간 미국을 방문, '대북정책' 전문가들을 만나 '한반도 평화'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었으나 면담 일정 문제로 잠정 보류했다.

손 전 지사는 내달 17일경 정치권, 시민사회 인사를 포괄하는 정치결사체 '선진평화연대'를 출범시키고 전국적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본격 대권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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