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월씨 "유전 개발로 사기꾼 낙인떼겠다"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07.05.08 14:44
글자크기
"사기꾼 낙인을 떼내려면 유전 개발에 성공하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지난 2005년 철도공사의 '오일게이트'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전대월 전 하이엔드 대표가 3년여만에 제도권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 대표는 8일 여의도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국내 자본시장을 바탕으로 러시아 유전사업을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 명성 (0원 %)의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사할린 석유가스업체인 톰가즈네프티의 대표이사로 러시아에서 유전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인 전 대표는 지난 주말 코스피 상장사인 명성의 유상증자에 참여, 전체 694억원 중 총 269억원을 투자해 사실상 회사를 인수키로 했다.

전 대표는 자신을 향한 시장 안팎의 부정적인 시각을 의식한 듯 기자 간담회 내내 명예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처음에는 한국에서 사업을 할 생각이 없었고, 해외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유전개발 사업을 재개할 생각이었으나 오일게이트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려면 국내에서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명성을 인수하게 된 이유가 원활한 자금 확보에 있음도 인정했다. 전 대표는 "그간 전대월이란 이름의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국내에서 유상증자 등을 실시할 경우 자금 조달이 용이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명성은 다음달 20일 주금 납입 등의 일정을 거쳐 유상증자가 마무리 되면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을 톰가즈네프티의 지분 취득에 활용, 사할린 유전 개발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즉, 톰가즈네프티의 지분을 명성에 팔아 그 자금을 유전 개발 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전씨는 현재 톰가즈네프티 지분 74%를 보유하고 있다.

전 대표는 "지난해 말 러시아 우글레고르스키 라마논스키 지하구역의 탐사계획서를 승인받고 현재 181㎢에 달하는 지역의 지진파 탐사작업을 끝내 올해말에는 시추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추정 매장량은 현재 탐사한 지역만 1억5000만톤(약 11억 배럴)으로 정확한 경제적 가치는 회계법인과 관련 전문가들의 면밀한 분석 후 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그러나 톰가즈네프티 지분 인수 자금이나 명성 인수 자금에 대해서는 정확한 출처를 밝힐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서류상 전 대표는 우리 돈으로 약 25~26만원을 들여 톰가즈네프티 지분 74%를 인수했다.

그는 "외국에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일종의 이면계약이 있다"며 "톰가즈네프티 지분을 인수하는 자금은 서류에 나온 것보다 훨씬 많이 들었고, 러시아에서 현지조달했다"고 말했다.



또 명성 인수자금에 대해서는 "아직 주금 납입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톰가즈네프티 지분을 담보로 해서도 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는 만큼 걱정할 것이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전씨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사업을 하더라도 장외에서 자금을 모아 회사를 차리는 방법도 있을텐데 굳이 증시를 택해 재기를 모색하는 것은 최근 코스닥시장의 자원개발 열풍에 편승하는 것으로 보일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씨는 '오일게이트' 관련,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 등의 혐의를 받았으나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현재 고등법원에 항소심이 계류중이다.


쉶궗 차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