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치, "美 경제 후퇴 조짐"..그린스펀 맹비난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7.03.20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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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는 그린스펀 풋(Greenspan Put)의 잘못된 연결 고리를 끊어야만 한다"

로치, "美 경제 후퇴 조짐"..그린스펀 맹비난


모간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최근(16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미국 경제는 후퇴 시나리오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면서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로치는 "미국 주택 시장 혼란은 예상 보다 훨씬 강한 충격을 몰고 올 것"이라며 "이 문제의 상당 부분은 그린스펀이 시장에 잘못된 믿음을 심어줬기 때문에 초래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린스펀 의장이 시장에 대혼란이 올 때마다 금리 인하 정책으로 주가 하락을 막았지만 이런 믿음 때문에 지난 20년 동안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에 거품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린스펀은 재임 기간 동안 세계 금융 시장에 중요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시장에 개입, 증시를 인위적으로 부양했다.



대표적인 사건은 1998년에 발생했던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 사태로, 당시 러시아 모라토리움 사태로 LTCM이 파산 직전에 몰리자 전세계 금융 시장이 요동쳤지만 그린스펀은 세 번에 걸친 금리인하로 충격을 흡수했다.

이 사건이 극적으로 해결된 후 투자자들은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그린스펀의 능력을 맹신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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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고 증시 침체로부터 옵션 보유자를 보호하는 풋 옵션과 비슷하다는 의미에서 '그린스펀 풋'(Greenspan put)이란 용어도 탄생했다.

로치는 "그린스펀 풋은 투자자들의 판단을 흐려 지난 20년 동안 자산 버블을 형성하게 했다"면서 90년대 주가 급등과 2000년대 들어서의 주택 시장 과열을 그 예로 지적했다.


그는 "그린스펀풋의 잘못된 연결고리를 풀 수 있느냐는 전적으로 버냉키의 혜안과 용기에 달려 있다"면서 "역사는 그린스펀의 유물(the Maestro's legacy)을 호의적으로 기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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