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상사가 경험과 지식이 많더라도 그것은 현재의 새로운 상황에서 직원이 당면한 문제와는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식품류를 취급하는 한 회사의 영업조직에서 있었던 일이다. 지역의 영업본부장이 저녁 무렵 퇴근을 준비하고 있는데 영업사원이 헐레벌떡 뛰어들어오더니 "본부장님, 큰일났습니다. A 거래처에서 부도를 내어 저희 거래금액 7000만원을 떼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감정 폭발이 지속된 시간은 불과 30초 정도였다. 본부장은 그 다급한 상황에도 최근에 배운 코칭이 생각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본부장은 마음을 가라앉히며, 직원에게 이렇게 물어보았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 방법을 썼을 때 결과는 어떨 것인가?"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이고, 장애물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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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히 앉아서 30분간 집중적인 논의 끝에 그들은 그날 밤 안으로 신속하게 행동을 취했고, 그 덕분에 손실액은 그날 밤을 그냥 넘겼을 경우 당해야 했던 손실액의 20% 선에서 그칠 수 있었다고 한다. 이것은 다른 업체들에 비해 가장 손해를 적게 입은 것이었다.
본부장은 자신이 그 상황에서 그렇게 대처할 수 있었다는 것이 스스로도 대견하게 생각될 정도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것이 성장이다. 매니저든 경영자든 사람인지라 감정에 의해 휘둘리기 쉽다.
일이 잘못되었을 때, '누구의 책임인가?'를 따지고 그를 문제인물로 지목하고 원망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버리기 쉽다. 그러나 코칭은 과거의 문제 대신에 미래의 기회에 초점을 맞춘다.
마음속으로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비난을 하고 있으면 아무래도 그 비난은 외부로 표현이 된다. 엄격한 표정, 딱딱한 목소리, 권위적인 자세, '한 수 가르쳐 주겠다'는 어투, '너는 문제가 있다'는 전제. 이런 분위기에서는 역설적으로 배움이 일어나지 않거나, 아주 최소한으로 제한되어 버리는 것이다. 상대방을 인정해주고 그의 마음속 가능성을 탐구하는 스페이스를 허용할 때 학습은 극대화된다. 상사에 대한 반감을 갖거나 주눅이 잔뜩 들어있을 때는 배움이 제한된다.
상대방에 대한 비난을 빼고 중립적인 자세를 취해보라. 나 중심의 판단과 '고쳐주고 말겠다'는 자신의 에고를 내려놓고, '어떻게 하면 직원이 이 걸림돌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그 직원에게서 답을 구하라. 중요한 것은 '호기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내 판단을 내려놓으면 호기심이 생긴다.
호기심을 가지고 대할 때 상대가 해법을 더 잘 탐구하게 되고, 진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를 주의 깊게 들으면서, 좀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우도록 진전시키고, 그것을 통해 학습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것이 코치의 역할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