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오르면 비밀은 땅..땅부자기업 주목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05.11.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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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속,전국에 380억 땅..천일고속,자체·관계사 부지·성보화학,수색공장 주목

'주가가 오를 이유가 없다면 일단은 땅이다'

천일고속과 성보화학은 최근 주가가 급등한데 따른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서 '오를 이유가 없다'고 나란히 밝혔다. 또 지난 17일부터 상승에 시동을 걸며 18일에 이어 21일까지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동양고속도 실적 개선이나 모멘텀면에서 급등원인을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땅부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고속버스 운송업체인 동양고속은 지난 7월 동양건설과 분리된 후 오랫동안 관심권에서 벗어났지만 이달 들어 상승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2만3200원까지 상승해 시가총액은 235억원이다.



하지만 이 같은 금액은 동양고속이 보유한 387억원(장부가 기준)의 토지 가치에 턱없이 못 미친다. 1968년 설립된 동양고속은 안양, 기흥, 평택, 대구, 대전, 아산 등 전국 곳곳에 공장과 사업소, 직원 숙소 등을 보유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토지의 장부가가 현재 시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뚜렷한 저평가 상태다.

역시 고속버스업체인 천일고속은 지난 10월 초 9000원대이던 주가가 3만2000원대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날 7.4% 하락하긴 했지만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는 5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천일고속도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서는 '주가가 오를만한 이유가 없다'고 답했지만 숨겨진 이유는 땅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시가총액은 438억원에 불과하지만 회사가 보유한 토지의 가치는 공시지가로만 따져볼 때 395억원에 달한다. 또 천일고속은 지난 6월 말 현재 비상장회사인 서울 반포 소재 서울고속터미널 주식 30만주(15.74%)를 갖고 있다.

천일고속 대차대조표에 잡혀 있는 이 회사 주식 가치는 13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서울고속터미널은 보유 토지만 따져도 5000억원이 넘는 알짜회사다. 회사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토지와 지분 참여 회사의 땅의 가치를 합치면 시가총액의 4 ~ 5배는 충분히 넘게 된다.

1만원대 초반에서 3만원대까지 오르며 7월부터 9월까지 상승랠리를 펼쳤던 성보화학(농약 제조회사, 61년 설립)도 수색 공장 부지에서 금맥을 캐고 있다. 회사측은 2만3000여평의 공장 부지를 303억원(평당 131만원)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주변 중개업소에서는 평당 200만원은 충분히 넘길 것이라는 입장이다. 고양에 위치한 한 중개업소는 "물류창고와 공장부지, 재개발 어느 쪽을 택하든 서울에서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고려하면 평당 200만원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회사측은 개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2만5000원대까지 내려앉았던 주가는 이날 다시 3만원대에 재진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물류기업이나 설립된지 오래돼 수도권에 공장을 갖고 있는 회사들 중 일부는 현금성 자산과 토지보다 시가총액이 낮은 경우가 있다"며 "거래량이 많지 않은 약점이 있지만 장기투자할 경우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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