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독가스 테러'에 일본 경악…국가전복 꿈꾼 사이비교주의 최후[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차유채 기자 2024.07.0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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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사이비 종교 옴진리교의 교주 아사하라 쇼코 /사진=유튜브 채널 'SBS 뉴스' 캡처사이비 종교 옴진리교의 교주 아사하라 쇼코 /사진=유튜브 채널 'SBS 뉴스' 캡처


2018년 7월 6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대규모 지하철 화학 테러 사건을 일으켜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옴진리교의 교주 아사하라 쇼코(본명 마쓰모토 지즈오)에 대한 교수형이 진행됐다.

약 1만명의 신도를 모았던 그는 자신의 유해를 넷째 딸에게 넘겨달라는 말만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신도들 홀린 아사하라 쇼코의 '공중부양'
/사진=JTBC '세계 다크 투어' 방송화면 캡처/사진=JTBC '세계 다크 투어' 방송화면 캡처
아사하라 쇼코는 1955년 태어났다. 그는 선천적 시각장애인이지만 전맹은 아니었다. 1977년부터 요가와 침술에 흥미를 느낀 그는 수련을 시작했고, 침술원을 개원했으나 금방 그만뒀다.



아사하라 쇼코가 1만명에 달하는 옴진리교 신도들을 홀릴 수 있던 이유는 그가 '공중 부양'에 성공했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사실 그가 공중에 뜬 것은 근력과 유연성 때문이었으나, 그의 공중 부양 성공 사진은 많은 이의 관심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는 자신이 시바신의 환영을 보았다고도 주장하며 스스로를 메시아적 존재라고 확신하고 1987년 사이비 종교 단체인 옴진리교를 설립했다. 옴진리교는 이후 뉴욕, 러시아(당시 소련) 등에도 지부가 개설됐다.

최종 목표는 국가 전복…출근 시간 지하철에 독가스 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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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진리교는 티베트 불교로부터 많은 요소를 취했으며 내부적으로 독특한 업설 개념을 신도들에게 가르쳤다. 옴진리교 교리의 큰 특징 중 하나는 "결과를 위해서라면 모든 수단을 사용해도 좋다"는 것이었다.

옴진리교는 살인을 긍정했고, 이에 아사하라 쇼코는 신자를 이용해 국가 전복을 최종 목표로 여러 사건을 일으켰다. 1995년 3월 20일 도쿄도에서 발생한 '도쿄 지하철 사린(독가스 중 하나) 사건'도 옴진리교가 벌인 사건 중 하나였다.



아사하라 쇼코는 사카모토 츠츠미 변호사 일가족 살해사건, 국토이용계획법 위반사건, 카메이도 악취 사건 등의 배후로 옴진리교가 지목되자 경찰 포위망을 피하기 위해 대규모 테러를 일으키기로 결심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SBS 뉴스' 캡처/사진=유튜브 채널 'SBS 뉴스' 캡처
옴진리교 광신도들은 테러 장소로 도쿄의 주요 관공서가 밀집된 지역 등을 골라 일본 정부를 일시적으로 마비시킬 계획을 세웠고, 오전 7시 46분 러시아워 시간대에 대량의 사린 가스를 살포했다.



사린 가스가 살포된 직후 인근 승객들이 쓰러진다는 신고를 받은 관제실에서 화학 테러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바람에 열차 운행을 즉시 중단하지 않았고, 이는 피해가 확산되는 원인이 됐다.

더욱이 도쿄도 내의 병원에 사린 가스의 해독제가 턱없이 부족해 비교적 일찍 도착한 피해자들을 제외하면 추가 치료가 불가능할 뻔했다. 다행히 인근 지역에서 해독제를 긁어모아 도쿄 지역의 병원에 공급해 사태가 크게 번지지 않았다.

도쿄 지하철 사린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이는 총 14명이며 부상자는 약 6300명에 달했다. 1995년 당시로서는 대도시에서 무차별적으로 화학 무기가 사용된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었기 때문에 도쿄 지하철 사린 사건은 큰 충격을 안겼다.



자칭 '신'의 비참한 최후 "죄송합니다"
/사진=유튜브 채널 'SBS 뉴스' 캡처/사진=유튜브 채널 'SBS 뉴스' 캡처
일본 경찰은 대대적인 수사와 함께 아사하라 쇼코를 체포했다. 그는 체포 당시 다락방에서 헤드기어를 착용한 상태로 거액의 현금과 과자를 숨긴 채 웅크리고 숨어있다가 적발됐다.

자칭 '신'인 그는 정작 체포된 뒤에는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고분고분한 태도로 경찰의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의 그가 직접적으로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변호했으나, 2006년 9월 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다. 도쿄 지하철 사린 사건 피해자의 유족은 "아사하라 쇼코에게 직접 액체 사린을 주사해 죽이고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사하라 쇼코는 수감 중 갑자기 괴성을 지르거나 혼잣말을 반복하는 등 이상행동을 반복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신상태에 이상이 생겼다", "감형받으려는 목적" 등 여러 추측이 나왔다.

/사진=유튜브 채널 'SBS 뉴스' 캡처/사진=유튜브 채널 'SBS 뉴스' 캡처


2018년 7월 6일, 아사하라 쇼코에 대한 교수형이 집행됐다. 이날 아사하라 쇼코를 포함해 총 7명이 동시에 처형됐는데, 이는 1998년 이후 최다 인원이 동시에 사형된 것이었다.

아사하라 쇼코는 넷째 딸에게 유골을 넘겨달라고 했으나 그의 유골을 둘러싸고 딸들 사이에 소유권 다툼이 일었다. 결국 2021년 7월 5일, 일본 최고재판소는 둘째 딸에게 인도할 것을 결정했다.

20년 지연된 사형, 왜?
/사진=유튜브 채널 'SBS 뉴스' 캡처/사진=유튜브 채널 'SBS 뉴스' 캡처
일본 사법부가 20년 이상 아사하라 쇼코의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이유는 모든 수배자가 체포되지 않아 진실을 밝혔다고 확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18년에 들어서야 아사하라 쇼코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모든 수배자가 다 체포돼 재판이 절차적으로 마무리되고 아사하라 쇼코를 더 이상 살려둬 봤자 밝혀낼 것은 이미 다 밝혀졌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2019년 예정된 아키히토 천황의 퇴위를 앞두고 헤이세이(아키히토 천황 연호) 시대에 일어난 참혹한 사건은 되도록 헤이세이가 지나가기 전에 완전히 끝내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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