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전자 코앞인데" 미끄러진 국내 증시, 총선 앞두고 다시 갈까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4.04.0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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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증시전망

`최근 일주일간 코스피 지수·삼성전자 주가 추이/그래픽=임종철`최근 일주일간 코스피 지수·삼성전자 주가 추이/그래픽=임종철


국내 증시가 미국 금리 인하가 늦춰질 수 있다는 실망감에 하락했다. 투자 심리가 악화하면서 8만5000원대에 올랐던 삼성전자의 강세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다음주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를 비롯해 다양한 국내외 매크로(거시경제) 이벤트가 예정된 만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5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7.79포인트(1.01%) 내린 2714.21로 마감했다. 외인과 기관이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전주 대비로도 32.43포인트(1.18%) 빠졌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코스피를 순매수하던 외국인마저 지난 3일과 5일 순매도세를 보이면서 약세가 가속화됐다.



코스피를 1%대 끌어내린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의 발언이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연준이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했지만 인플레이션이 정체된다면 연말까지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매크로 이벤트를 앞둔 경계감이 유입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더욱 위축됐다. 지난 5일에는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 (78,000원 ▲500 +0.65%)SK하이닉스 (173,600원 ▼600 -0.34%)는 물론이고 LG에너지솔루션 (389,000원 0.00%), 삼성바이오로직스 (775,000원 ▼6,000 -0.77%), 삼성전자우 (65,000원 ▼200 -0.31%), 현대차 (249,000원 ▼2,000 -0.80%), 기아 (119,600원 ▲1,600 +1.36%), 셀트리온 (187,500원 ▼1,500 -0.79%) 등 시가총액 상위 20종목 모두가 약세였다.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기대를 선반영해 약세를 피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지고 이로 인해 상승 추세는 더욱 견고해지겠지만 기대했던 서프라이즈를 확인한 만큼 추가적인 모멘텀이 가세하지 않을 경우 당분간 숨 고르기를 예상한다"고 했다.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이번주는 오는 △10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11일 미국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12일 미국 4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발표, 한국 금융통화위원회 등의 매크로 이벤트가 예정됐다.

증권가에서는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 신중한 투자를 권한다. 총선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현 정부가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의석이 한쪽으로 쏠린다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원전, 신재생에너지 기업 등도 총선 결과에 따라 단기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들어 매크로 분위기가 급격하게 안 좋아졌다"라며 "다음주부터는 미국 1분기 실적 발표도 시작될 예정으로 당분간 실적과 매크로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 환경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으로 총선 결과가 증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결괏값이 극단적으로 나온다면 시장은 강하게 반영할 수 있겠다"고 봤다.

이경민 투자전략팀장도 "정치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200석을 이상 차지할 경우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시행력과 추진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 국민의힘이 150석 이상을 차지할 경우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가 다시 한번 커지면서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들의 분위기 반전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간의 상승장에서 소외된 저밸류에이션 종목이나 실적 개선 기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보다 기대감으로 오른 고밸류 주식의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라며 "상승으로 가격이 많이 벌어진 주식보다, 실적 턴어라운드와 장기 주가가 소외된 저밸류 기업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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