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앞선 엔비디아 사랑…실적 발표 직전 매수해 '잭팟'[서학픽]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4.02.2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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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8주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순매수 규모도 2억달러를 넘어서 견조했다.

특히 엔비디아를 실적 발표 직전에 대규모 순매수해 '잭팟'을 터트린 것이 눈에 띈다. 최근 엔비디아는 서학개미들의 전통적인 최애 주식인 테슬라를 넘어서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AI 수혜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선사하며 주가가 폭등한 반도체 설계회사 Arm 홀딩스와 서버회사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에 대한 순매수도 이어졌다.



반면 같은 AI 수혜주인데도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차익 실현이 계속됐고 애플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매도도 이어졌다.

테슬라 앞선 엔비디아 사랑…실적 발표 직전 매수해 '잭팟'[서학픽]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4~20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2억6518만달러를 순매수했다. 미국 증시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차익 실현보다는 추격 매수가 더 많이 이뤄지며 지난해 12월 말부터 8주 연속 매수 우위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4~20일 사이에 S&P500지수는 0.5% 올랐고 나스닥지수는 0.2% 하락했다. 이후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은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모두 2.3%씩 상승했다.

서학개미들이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엔비디아로 6140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 21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하락하자 과감히 실적 강세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시장 기대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22일 하루에 16% 급등했다.

엔비디아 주가의 하루 수익률을 1.5배 따르는 그래닛셰어즈 1.5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도 1346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은 이번 어닝 시즌에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폭등세를 보인 Arm과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도 각각 2624만달러와 1326만달러 순매수했다. Arm은 2주째,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는 3주째 순매수다.

Arm과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는 주가가 올들어 큰 폭으로 치솟아 올랐음에도 서학개미들은 추가 상승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추격 매수를 계속하고 있다.

테슬라 앞선 엔비디아 사랑…실적 발표 직전 매수해 '잭팟'[서학픽]
AI 성장으로 실질적인 수혜가 가시화되고 있는 반도체주에 대한 낙관론이 다시 커지며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도 2495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SOXL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SOXL은 최근 급등세로 차익 매물도 많이 출회되며 매수-매도 세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직전주만 하더라도 SOXL은 차익 매물이 압도적으로 많이 순매도 상위 1위에 올랐는데 한주일만에 매수세가 매도세를 앞섰다.

AI 모멘텀으로 대형 기술주들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따라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 역시 1541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직전주만 해도 증시 조정을 기대한 인버스 ETF가 매수 우위를 나타냈으나 증시 낙관론이 조정 전망을 압도하는 모양새다.

이외에 서학개미들은 테슬라를 2번째로 많은 3258만달러 순매수했다. 테슬라는 직전주에는 8219만달러로 순매수 1위를 차지했으나 지난 14~20일 사이에는 엔비디아에 밀려 순매수 2위로 내려왔다. 주가가 직전주 180달러대에서 190달러대로 올라서며 순매수 규모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5일 200달러를 살짝 웃돌았다가 다시 20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지난 23일 종가는 191.97달러였다. 테슬라는 전기차 전반이 수요 부진을 겪는 가운데 당분간 뚜렷한 상승 촉매가 기대되지 않는 상태다.

하지만 일부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가가 많이 떨어져 수익률이 크게 부진했던 만큼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고 보고 저가 매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만치료제로 실적이 늘면서 주가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는 일라이 릴리도 2543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은 미국 국채에도 관심을 보였다. 미국 장기 국채들로 구성된 벤치마크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배 ETF(TMF)를 3245만달러, 아이셰어즈 만기 7~10년 미국 국채 ETF(IEF)를 2603만달러 순매수했다.

테슬라 앞선 엔비디아 사랑…실적 발표 직전 매수해 '잭팟'[서학픽]
서학개미들이 지난 14~20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애플로 2598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15주 가운데 14주 동안 애플을 순매도했다.

알파벳 클래스 A와 아마존은 클라우드 서비스업체로 AI 수혜가 기대되는 데도 1892만달러와 1054만달러 순매도됐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서학개미들은 추격 매수보다 차익 실현에 몰두하며 171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팔란티어는 3주일째 매도 우위다.

게임 소프트웨어 회사인 유니티 소프트웨어와 AI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로 유명한 어도비도 1036만달러와 765만달러씩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유니티는 올들어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이달 초부터 반등했던 주가가 지난 15일 단기 고점을 찍고 다시 약세로 돌아서자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어도비는 올들어 주가가 급등했으나 지난 15일 오픈AI가 영상 편집 툴인 소라(Sora)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이에 서학개미들도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가 투자한 사실이 알려져 주가가 폭등했던 의료 영상 개발회사인 나노-엑스(X) 이미징이 934만달러 순매도된 것도 눈에 띈다.

나노-엑스 이미징은 엔비디아가 투자한 사실이 알려진 지난 15일 49.4% 급등했고 16일에도 36.3% 상승했다. 하지만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33.4% 급락하며 주가가 엔비디아 투자 사실이 알려지기 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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