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탁구대표팀 신유빈, 이시온, 전지희(왼쪽부터).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여자 탁구대표팀 오광헌 감독, 이은혜, 전지희, 윤효빈, 이시온, 신유빈(왼쪽부터).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신유빈(20·대한항공),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 이시온(28·삼성생명), 윤효빈(26·미래에셋증권), 이은혜(29·대한항공)로 구성된 여자 탁구대표팀은 22일 오후 5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초피홀(제1경기장)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본선 토너먼트 8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 중국을 상대로 매치 스코어 0-3(0-3 0-3 0-3)으로 패배했다.
이어 21일 오후 5시에 열린 세계랭킹 14위 브라질과 16강전에서도 매치 스코어 3-1(2-3 3-0 3-0 3-0) 승리를 거두며 상위 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렇게 되면서 한국은 8강 진출팀에게 주어지는 2024 파리 올림픽 단체전 출전 티켓을 얻어낼 수 있었다.
여자 탁구대표팀이 2024 파리 올림픽 단체전 출전이 확정된 후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지희, 이시온, 신유빈, 이은혜, 윤효빈. /사진=양정웅 기자
여자 탁구대표팀 오광헌 감독(오른쪽 3번째)이 전지희(맨 왼쪽)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한국 여자 대표팀은 과거 세계탁구선수권 단체전에서 두 차례 우승(1973년 사라예보, 1991년 지바)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2022년 중국 청두 대회에서는 16강에서 탈락하는 결과를 맞이했다. 한국은 지난 2018년 할름스타드 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동메달을 딴 이후 6년 만에 메달 획득에 도전했지만, 결국 이번에도 입상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예상보다 너무 빨리 만나버린 중국은 역시나 강팀이었다. 중국은 이미 지난 2012년 도르트문트 대회부터 여자 단체전 5연속 우승을 차지한 강팀으로, 이번 대회에서도 전승을 달리며 강력한 우승후보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제탁구연맹(ITTF) 개인 랭킹 1위인 쑨잉샤(24)는 이번 대회 이전까지 한국 선수를 상대로 신유빈과 6전 전승, 전지희와 5전 전승을 거두며 천적 관계를 보여왔다. 그는 이미 자국에서 개최된 2022년 청두 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23년 더반 개인전대회에서도 여자 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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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탁구대표팀 오광헌 감독이 2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토너먼트 대진표 추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사실 중국과 8강전에서 만난다는 건 다소 일찍 대결하는 감이 없잖아 있다. 20일 열린 토너먼트 대진 추첨에 참석해 번호를 뽑았던 오 감독은 "지금까지 제가 추첨해서 다 잘 뽑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안되더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오 감독은 "어쩔 수 없다. 선수들이 부담없이 하다보면 좋은 경기가 나올 수 있다"며 "지도자는 선수를 믿고 해야 한다. 그게 지도자의 책임이다"는 말을 남겼다.
이날 경기에는 중국 팬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아 뜨거운 응원을 보여줬다. 관중석 곳곳에는 중국어로 된 응원피켓이 눈에 들어왔다. 이에 맞서는 한국 팬들도 우레와 같은 환호성을 보내며 선수들에게 열렬한 응원을 전달했다.
22일 한국-중국의 16강전이 열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초피홀(제1경기장)에 많은 팬들이 찾아와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이시온.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1매치에서 쑨잉샤를 상대한 이시온은 1세트 들어 상대의 까다로운 서브에 흔들리며 제대로 리시브가 이뤄지지 않았다. 당황한 듯 서브 범실까지 저지르는 등 흔들린 이시온은 한때 0-8까지 벌어졌다. 쑨잉샤의 실수로 힘겹게 첫 점수를 냈지만, 좀처럼 페이스를 찾지 못하며 이시온은 1세트를 1-11로 완패했다. 많은 점수 차 속에 압박을 느낀 듯 이시온은 2세트 초반에도 상대의 날카로운 공격에 대응하지 못하며 0-5까지 밀렸다. 하지만 이시온은 과감한 공격을 통해 첫 점수를 올린 데 이어 기세를 올려 연속 3득점을 올려 추격에 나섰다. 관중석의 환호성이 점점 커졌다. 그러나 다시 안정을 찾은 쑨잉샤가 다시 압도하기 시작했다. 이시온은 3-10에서 2점을 쫓아갔지만, 결국 2세트도 5-11로 지고 말았다.
이시온은 3세트 들어 구석을 찌르는 공격으로 처음으로 선취점을 얻어냈다. 하지만 연달아 3점을 내줬고, 한국은 작전타임을 통해 흐름을 끊었다. 하지만 물오른 쑨잉샤의 플레이를 막아내기는 어려웠다. 눈 깜빡할 사이에 스코어는 순식간에 1-10이 됐고, 이변 없이 3세트가 1-11로 마감되면서 이시온은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여자 탁구 세계랭킹 1위의 중국 쑨잉샤.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3세트 들어 전지희는 허를 찌르는 서비스를 보여주며 3-0으로 앞서나갔다. 이어 5-6으로 쫓긴 후에도 한국이 작전타임으로 흐름을 끊었고, 이후 곧바로 2점을 연달아 따내며 한국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하지만 첸멍의 위력은 여전했고, 결국 10-9로 역전에 성공하고 말았다. 전지희는 끝내 듀스를 만들지 못하며 3세트마저 9-11로 내줬다.
전지희(왼쪽)가 22일 오후 5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초피홀(제1경기장)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본선 토너먼트 중국과 8강전에서 양갈래 머리를 하고 출전했다.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3세트 초반 0-4로 밀린 신유빈은 타임아웃 후 연달아 2점을 올리며 추격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앞선 세트와는 달리 점수를 내주고도 악착같이 따라간 신유빈은 동점을 만들었고, 9-8로 리드를 잡으며 경기장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신유빈은 이번 경기 처음으로 게임 포인트(10-9)를 잡아냈고, 관중석에서는 신유빈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하지만 끝내 기적은 없었다. 왕위디는 듀스를 만든 뒤 순식간에 12-10을 만들며 3세트를 끝냈다. 중국의 3-0 승리였고, 한국의 이번 대회 여정은 여기서 마무리됐다.
신유빈이 22일 오후 5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초피홀(제1경기장)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본선 토너먼트 중국과 8강전에서 출격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 여자: 오후 5시 16강 브라질전(3-1 승리)
▶ 남자: 오후 8시 16강 인도전(3-0 승리)
- 2월 22일(목요일)
▶ 여자: 오후 5시 8강 중국전(0-3 패배)
- 2월 23일(금요일)
▶ 남자: 오전 10시 8강 덴마크전(세계랭킹 19위)
- 2월 24일(토요일)
▶ 오후 1시 남자 4강전 / 여자 결승전
- 2월 25일(일요일)
▶오후 8시 남자 결승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