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부진에 실업난 사상최대, 생산 의욕 실종…中 '총체적 난국'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3.05.3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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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소매판매 회복 속도 기대 이하 저조,
실업률은 사상 최대로 하반기 인력난 심화…
제조업 지표 2개월째 임계점 아래로 '침체'

5월 제조업 PMI/사진=국가통계국5월 제조업 PMI/사진=국가통계국


중국 소비 회복 속도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면서 생산 의욕은 꺾이고 고용마저 신통치 않은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의한 경기 회복 효과는 찾아보기 힘든 형국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8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전달(49.2)과 시장 예측(49.8)을 밑도는 수치다.



월간 제조업 PMI는 지난해 말 47.0으로 2020년 2월(35.7)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지다 올 1~3월 3개월간 임계점 50을 넘기는가 싶더니 4월부터 다시 50 아래로 낮아졌다.

제조업 PMI는 제조업 구매담당자를 상대로 신규 주문·생산·납품·재고·고용 등 5개 분류 지표를 설문 조사해 집계한다.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미만이면 위축을 뜻한다.



국영기업 위주인 대기업 PMI가 50.0으로 전월 대비 0.7p 상승해 임계점에 이르렀을 뿐 민간 영역인 중·소기업은 각각 47.6, 47.9로 전월 대비 각각 1.6p, 1.1p 내려갔다. 제조업 PMI를 구성하는 △생산 △신규수주 △원자재 재고 △고용 △공급 납기 등 5대 지수 중 공급 납기(50.5)를 제외한 모든 지표가 전월 대비 낮은 동시에 임계점 아래로 주저앉았다.

5월 비제조업 PMI/사진=국가통계국5월 비제조업 PMI/사진=국가통계국
비제조업 PMI는 54.5로 역시 전월(56.4), 시장 예상(55.0)에 미치지 못했다. 3월(58.2) 정점을 찍은 뒤 4월(56.4)에 이어 선명한 하강 곡선을 그렸다. 건설업이 58.2로 한 달 만에 5.7p 떨어졌다. 서비스업이 1.3p 하락한 53.8을 기록했다. 신규수주(49.5)와 원가(47.4), 판매 물가(47.6), 고용(48.4) 등 지수 모두 임계점 아래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노무라홀딩스 분석을 인용해 "5월 PMI는 시장에 다시 실망감을 안겼다"며 "특히 제조업 부문에서 부진은 나선형 하락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노무라는 또 "6월 제조업 PMI도 50 이하 위축 국면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주로 부동산 침체와 글로벌 제조업 부진, 지정학적 긴장 고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조업 PMI는 소비 경기의 후행 지표다. 가장 최근 데이터인 4월 소매판매 실적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1.1%의 기저효과로 19%대 성장을 기대한 시장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제조업 경기 회복 지연은 실업으로 이어져 4월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0.4%로 전월(19.6%)을 0.8%p 웃도는 동시에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7~8월에는 사상 최대인 1158만 대졸자가 취업 경쟁에 뛰어들면서 실업률은 고공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중국 경제 비관론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의 불분명한 상황 인식과 대응력 부재가 또 다른 위험 요소라고 지적한다. 핀포인트 자산운용 장즈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현재 경제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모르겠다"며 "정책 대응 징후 부재 속 당분간 '관망'을 이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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