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장관 "'종말' 협박하는 트럼프와는 협상 안해"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5.22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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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과 B-52H 폭격기 등 미국의 전략자산이 이란 근해에 전개된 가운데 이란이 미국과는 협상하지 않겠다며 항전 의지를 보이면서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 핵합의'(JCPOA)에 따른 약속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미국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약속을 어긴 사람들과 대화할 의사가 없다"며 "이란과 대화하려면 위협이 아닌 존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공식적인 종말'을 위협한 데 대해 자리프 장관은 "이란은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은 절대 강요로 협상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 당신은 어떤 협박으로도 이란을 위협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만약 이란이 싸우길 원한다면 '이란의 공식적 종말'(the official end of Iran)이 될 것"이라며 "다시는 미국을 위협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자리프 장관은 트위터로 "경제 테러리즘과 (이란을) 몰살하겠다는 조롱만으로는 '이란의 종말'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맞섰다.

전날 이란 원자력청은 중부 나탄즈 지역에서 저농축 우라늄의 생산속도를 4배로 늘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만간 이란은 2015년 미국·영국·중국·프랑스·독일·러시아와 체결한 JCPOA에서 규정한 저농축 우라늄의 보유량 한계인 300kg를 초과할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해 JCPOA에서 탈퇴한 데 이어 최근 이란산 석유의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에 이란이 후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협하면서 중동의 군사적 불안이 높아지자 미국은 인근 지역에 항공모함 등과 폭격기를 전개하고, 이란의 인접국인 이라크에서 주재 공무원들을 일부 철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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