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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 예상 못한 1월 증시 호황, 18년 만에 최고 "올 1월만 같아라"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19.02.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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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251>비관론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돈을 못 버는 이유

편집자주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들 합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연초에는 모두가 비관했는데, 1월 거래소 8.03% 상승, 코스닥 6.10% 상승. 올 1월만 같아라.”

올 1월 증시는 정말 1도 예상 못한 반전의 드라마였다. 그래서 이른바 주식을 좀 안다 하는 전문가들을 모두 어리둥절케 만들었다.

우선 올 1월 거래소 상승률 8.03%는 2001년(22.45%) 이후 18년 만에 최고치다. 또한 한국거래소의 증시 데이터가 존재하는 1996년 이후 1월 기준으로 역대 3위에 해당한다. 올 1월보다 상승률이 높았던 해는 IMF 외환위기로 증시 급등락이 펼쳐졌던 1998년과 그 여파가 남아 있던 2001년 뿐이다. 따라서 올 1월 거래소 상승률은 정상적인 시장 하에서 달성한 최고치다.



코스닥 1월 상승률 6.10%는 역대 7위다. 코스닥 시장은 작년 1월에도 14.42% 상승했고 2015년엔 8.95% 올랐던 만큼 1월 성적이 좋은 편이다. 주식투자자는 설날을 맞아 올해 증시가 '1월만 같아라'고 서로에게 덕담을 나누고 소원을 빌고 싶은 마음이다.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도 올 1월 한국 증시 상승률은 단연 톱 수준이다. 미국,중국,일본,유럽 등 주요 글로벌 증시를 모두 제쳤다. 1월에 한국 증시를 앞선 곳은 브라질과 독일 정도에 불과하다. 올 1월 3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미국 뉴욕증시의 S&P500지수 상승률(7.87%)도 한국 거래소 상승률(8.03%)보다 낮았다.

최근 2~3개월 성적도 단연 뛰어나다.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해 12월 한국 증시는 -2%대 하락에 그쳤다. 그러나 미국 다우지수는 -9%,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10%,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4%, 독일 DAX지수는 -6% 등 하락률이 한국 증시보다 컸다. 특히 미국 다우지수는 1930년대 경제대공황 이후 최악의 하락률을 기록할 정도로 저조했다.

한국 증시의 최근 2~3개월 누적 수익률은 미국 등 주요 글로벌 증시를 모두 앞설 뿐 아니라 높은 한자릿수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주요 글로벌 증시는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새해 초만 해도 지독한 비관론이 시장 전체를 짓눌렀던 사실을 우리 모두 기억한다. 연초에 한국 증시가 반등할 거라 말한 사람은 전무했다. 그래서 불과 한 달도 안 돼 투자심리가 180도 달라졌다는 사실이 우리 모두를 놀라게 만든다.

한국 증시는 불과 몇 달 전인 지난해 10월에만 해도 전 세계 증시 중 가장 많이 하락해 ‘글로벌 왕따’라는 오명까지 들었다. 10월 한국 증시의 추락은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겨 줬다.

당시 증권가에는 한국 증시가 더 떨어질 거라며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고 해외 주식 투자를 늘리라는 내용이 담긴 모 증권사 회장님 시황관이 SNS(사회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유포되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비관론자들은 한국 경제가 망할 것처럼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리고 올 초 코스피지수가 2000선이 무너졌을 때 시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얼음처럼 차가웠다. 이어 삼성전자가 저조한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을 땐 모두들 쇼크에 빠졌다. 투자심리는 곤두박질쳤고 아무도 증시를 낙관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언론은 반도체 불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져 올해 한국경제 전망이 어둡다는 내용의 기사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지난해 한국 증시에서 6조3317억원 순매도한 외국인은 새해 들어서도 매도 우위를 계속 유지하며 비관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런 모든 점을 감안하면 올 1월 한국 증시의 반등은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울 뿐이다.

“모두들 경제가 망한다고 걱정했죠. 그때 난 주식을 샀습니다.”

새해 들어 주식 투자를 좀 한다는 사람들도 열이면 아홉은 모두 비관론에 젖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 내내 증시가 하락한데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반도체마저 꺾였다는 뉴스가 투자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모두들 증시가 얼마나 더 추락할 것인지 우려했지 증시 바닥을 말하는 이는 하나도 없었다. 감히 못했다.

그러나 진짜 투자 고수는 달랐다. 연초에 많은 사람들이 한국 경제에 대해 비관적일 때 진짜 투자 고수는 한국 증시의 바닥을 엿보고 있었다. 특히 반도체 업황과 삼성전자에 대한 비관적인 보도가 늘어날 때 진짜 투자 고수는 반도체주가 바닥을 쳤다며 투자포커스를 반도체주 등 경기순환주로 이동했다.(☞관련기사: "반도체주 바닥 쳤다"…월가는 반도체주에 베팅 시작)

언론과 뭇사람들이 반도체와 삼성전자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한국경제의 불황을 얘기할 때 진짜 투자 고수는 투자기회를 발견했다. 다들 팔아야 한다고 말할 때 진짜 투자 고수는 주식을 샀다. 외국인은 1월에만 한국 증시에서 4조1157억원 주식을 순수하게 사들였고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 주식에 2조3352억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그래서 삼성전자 (45,650원 50 +0.1%)는 올 1월에만 19.25% 올랐다. 올해 저점을 기준으로 한다면 상승률이 23%에 달한다.

투자업계에 많이 알려진 투자 격언으로 ‘공포가 극에 달할 때가 매수 시기’란 말이 있다. 금세기 최고의 투자자인 워런 버핏이 말한 “남들이 두려워 할 때 탐욕을 부려라”에서 따온 말이다.


또한 투자자들 사이에 "언론에서 주식을 사라고 할 때가 팔 때"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주식 투자에서 언론 보도가 늘 뒷북이었다는 경험에서 체득한 조언이다.

올 1월 한국 증시는 "남들이 비관하고 언론에서 불황이라고 떠들 때 주식을 사라"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달로 기억될 것이다. 또한 비관론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돈을 못 번 또 하나의 사례로 두고두고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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