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실수다" 양진호 후원받은 이태준문학상 폐지

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2018.11.1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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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1000만원씩 개인 후원 차원에서 수상자에게 직접 전달, 이미 올봄에 후원 안받겠다고 통보해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지난 7일 오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압송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지난 7일 오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압송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엽기적인 행각으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후원한 '이태준문학상'이 폐지됐다.

15일 '이태준문학상'을 주관하는 이태준기념사업회 회장을 맡은 소설가 안재성씨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양진호 회장이 후원한 것은 사실"이라며 "양진호 사건이 알려진 직후 (기념사업회를) 해산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인 몇 사람과 만든 기념사업회로 올 3회까지 '이태준문학상'이 진행됐다"며 "기념회가 시작된 것은 양진호와 전혀 관계 없으며 나중에 양진호가 후원하겠다고 해서 허락한 게 큰 실수"라고 말했다.



이어 "한 회에 1000만원씩 총 3000만원을 받았는데 상금이 아니라 양진호 개인후원 차원으로 직접 줬다"며 "기념사업회가 받아서 준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올해 문학상 시상 후 더이상 후원받지 않겠다고 통보된 상태였다.

안씨는 자신이 알고 있는 양 회장의 모습과 뉴스에서 드러난 모습이 달라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25년 전 녹즙기 회사에 다닐 때 양진호를 만났는데 첫월급을 털어 이웃돕기 성금으로 낼 정도로 순진했다"며 "회사가 망해서 없어졌는데 10년 만에 연락이 와 위디스크를 운영하고 있는데 인터넷 용어를 한글화해달라고 해서 도와줬다"고 말했다.



이어 "1년에 한두번 볼까 말까 한 사이였다"며 "엽기적인 행동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충격이 크다"고 밝혔다.

'좌파 단체' '좌파 문학상'이라는 보도에 대해 그는 "이태준 선생은 순수문학가로 월북해서 숙청돼 비참한 말년을 보냈다"며 "이태준 선생의 한글에 대한 애착에 공감해 시작한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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